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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락과 기순환 』 ‘기’는 한자로 기(氣)라고 쓰고 ‘기운’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이런 기 또는 기운이라는 단어를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표현에서 쓰고 있습니다. 어느새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느껴진다, 얼굴에 웃음기가 피어난다, 장난기가 가득하다, 열기가 뜨겁다, 생기가 넘친다, 기가 막힌다, 등등 다양하게 쓰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는 어떠한 기운이나 기세 또는 힘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기(氣)란 생명력의 근원
그렇다면 한의학에서의 ‘기’란 무엇일까요? 한의학에서의 ‘기’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생명력의 근원입니다. 우리가 살아서 숨쉬고 움직이는데 필요한 원동력 그 자체인 것입니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유형의 물질적인 부분들은 동일하게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지 그렇지 못한지의 차이이며, 이렇게 우리 몸의 요소요소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생명력, 즉 ‘기’인 것입니다.
우리 몸의 ‘기’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선천지기’와 태어난 후 먹고 마시고 숨쉬는 활동을 통해 만들어 지는 ‘후천지기’가 있습니다. 평소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 둘 중에 하나 또는 두 가지 모두가 손상을 입게 되고, 그 손상의 정도에 따라 병이 생기거나 심하면 죽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손상을 입은 것을 진단하고 침, 약 등을 이용하여 바로잡고 보충하여 치료하는 것이 한의학의 원리가 됩니다.
경락은 기가 이동하는 통로
다음으로 ‘경락’에 대해 알아보면, 경락 역시 한자어이며, 경락(經絡) 이라고 씁니다. 둘 다 원래의 뜻은 ‘실’의 종류를 의미하는데, ‘경’은 천을 만들 때 기본 뼈대가 되는 실을 의미하고, ‘락’은 이러한 ‘경’들을 연결하여 천이 되도록 하는 실을 의미합니다. 강에 비유하자면 ‘경’을 한강이나 낙동강처럼 큰 강이라고 한다면, ‘락’은 그 강들의 지류처럼 작은 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락’은 인체의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까지 우리의 온 몸 구석구석까지 거미줄처럼 퍼져 있으며 위에서 이야기한 ‘기’의 이동통로가 됩니다.
그리고 한의학에서 침을 시술하게 되는 곳을 ‘경혈’이라 합니다. 위에 비유한 강의 흐름에서 물이 흐르다 보면 모여서 물의 양이 많은 곳이 있을 것이고 이러한 지점을 잘 조절하면 강 전체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몸에서 경락을 따라 기가 흐르다가 기의 흐름이 활발하여 이 부위에 침을 시술하면 해당하는 경락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혈이 되는 것입니다. 환자분들에게 침 시술을 하다보면 자주 받는 질문이 아픈 곳을 놔두고 왜 다른 곳에 침을 놓느냐는 것입니다. 아픈 곳에다가 직접 침을 시술해 치료를 할 수도 있겠지만 위와 같은 원리에 따라 아픈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침을 시술하여 아픈 곳을 지나는 경락의 흐름을 조절하여 아픈 부위를 치료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기’와 ‘경락’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우리 몸의 ‘경락’구석구석까지 ‘기’가 원활하게 흘러서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생활 습관이나 마음가짐을 잘 관리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한의학 박사 제종민 2010년 07월 01일 11시 14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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