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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조개 예찬! 』 토실한 무덩이가 시원한 맛을 뿜기 시작할 무렵 갖은 채소를 곁들이자 달고 은은한 육수가 베어난다.
노릇노릇 잘 구운 호떡처럼 진국빛깔이 점령할 즈음 팔팔 끊는 탕 속으로 거침없이 다이빙하는 새한마리.
진한 고동색 발이 흡사 신사화같이 반짝인다. 보드라운 살갗이 이내 탱탱해지고 부끄러운 듯 살짝 뒤튼 태가 애간장을 녹인다.
푹 담구면 이내 질겨지고 일찍 꺼내면 아직 물러 탱탱함이 덜하니 그저 “앗 뜨거“ 외마디에 들어내는 센스가 필수다.
잘 익은 채소 몇 점으로 몸을 가리고 새콤달콤한 초고주장이나 김치를 둘러 한입 가득 삼키면 도톰하고 쫀득한 식감이 극치를 달린다.
우윳빛 육즙이 혀의 율동에 동화되어 식도를 타고 잠입하는데 마치 한 마리 새가 미려하게 유영하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먹는 재미가 인생의 재미로 통하는 순간, 달콤한 곡주 한잔이 더해지면 새타령이 달리 필요 없다. 연이은 본능적 다이빙 행렬은 열탕의 화기마저 누를 기세다. 이 주인공이 바로 새조개다.
샤브샤브를 주축으로 각종 무침과 찜, 초밥, 샐러드요리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이 조개가 요즘 사천앞바다에 풍년이다.
주로 냉동해서 수출하는 귀한 조개인데 우리동네에서 많이 잡힌다고 하니 짭짭할 수입에 기분 좋은 어민들뿐 아니라 싸고 싱싱한 귀족조개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우리로선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갈매기조개, 도리가이, 오리조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새조개는 발이 길어서 까 놓으면 마치 새부리 모양을 하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 움직임도 한 마리 새를 연상케 한다. 산란이후 몸이 비대해지는 겨울철이 새조개의 쫀득한 참맛을 즐길수 있는 적기다.
새조개는 저칼로리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이어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없는 메뉴다. 담백하고 부드럽고 구수하기까지 하니 삶은 육수에 라면을 끓여먹어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현재까지 양식도 되지 않아 자연산을 즐기는 만족감도 배가된다.
등산이나 나들이 때 새조개를 장만해 가면 최고의 메뉴가 될 것이다. 살짝 데쳐 신김치 한 조각에 싸서 먹는 맛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퇴근길 가족들과 동료,친구 연인들끼리 새조개를 먹으로 가자. 제철음식이 가장 보양식이다. 지금 새조개는 보양과 함께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메뉴다. 어쩌면 우리고장의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너무 거국적인가!
향촌동 회사원 이용호 2014년 03월 27일 11시 13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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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