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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모예~~하모예~~ 』 대추와 인삼, 고추 등 보양 재료들이 가득담긴 구수한 육수가 시선을 제압한다. 그 위에 부추와 방아잎 그리고 버섯 등 갖가지 채소들까지 곁들여져 미각을 유혹한다. 먼저나온 밑반찬으로 심심한 입안을 달래줄 즈음, 만선의 배처럼 의기양양하게 불 위에 몸을 던지는 육수냄비. 열기가 밀려오면 작은 그물망이 육수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오매불망 주인을 기다린다. 잔가시가 많아 세심한 손질과 정성이 더해진 주인공이 뽀얀 속살을 드러낸 채 육수 탕 속으로의 다이빙을 기다린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날 즈음 보드라운 녀석을 한두 점 집어 그물망에 담는다.
침 한 모금 넘길 찰라 녀석은 뜻하지 않는 묘수를 부린다. 순식간에 올망졸망 돋아난 살결은 마치 한 송이 꽃처럼 감탄을 자아낸다. 잔가시를 제거하기 위한 주방장의 세심한 칼 솜씨와 정성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놓치면 후회한다. 눈요기에 팔려 한번 더 감탄을 했다가는 쫄깃한 진미를 놓치기 일쑤다. 바로 건져 장아찌나 백김치에 싸고 육수가 적당히 베인 야채를 건져 감고 양념 소스를 살짝 찍어 한입가득 넣으면 먹는 행복의 극치를 맛본다. 야들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고 아삭하게 밀려오는 야채들의 향기도 맛을 더해준다. 녀석 특유의 향이 양념장과 어우러져 입 안 가득 채우는 포만감도 빼놓을 수 없다. 곡주한잔 더해지면 천국이 따로 없다. 샤브샤브의 진수를 본다. 다 먹고 나면 더 진해진 육수에 밥을 졸여 죽을 만들어 준다. 고소하고 찰지다.
5~8월에 잡혀 여름을 앞둔 요즘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이 녀석이 바로 하모다. 바닷장어 또는 갯장어라 불리는 하모는 일본식 이름이다. 바다 뻘속에 숨어있어 주낙으로 잡는데 붕장어나 먹장어와 같이 기력을 돋우고 원기를 회복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어류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모는 주로 회로 즐겨먹는다.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이 으뜸이다. 깻잎에 싸서 먹어도 향을 더할 수 있다. 야채를 곁들여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어도 좋다. 하모탕은 보양식에 버금간다. 추어나 장어탕처럼 구수하게 끓여 여름에 한 그릇 먹고 나면 거뜬하게 솟는 힘을 느낄 수 있다. 하모는 또한 양념이나 소금을 쳐서 구이를 해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담 없이 먹되 보양도 겸할 수 있는 하모가 요즘은 새롭게 변신했다.
하모 샤브샤브가 그것이다. 나도 이 항구에 터를 잡은 지 20년이 훨씬 넘었는데 여태껏 다양한 샤브 요리를 먹어보았어도 하모샤브는 처음 맛보는 요리다. 친구가 맛좋은 안주가 있다고 해서 삼천포에는 실비집이 최고라고 태클을 걸었지만 그 덕분에 숨은 맛을 하나 건졌으니 내 식도락 목록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한다.
아니온 듯 봄날은 그렇게 가고 때 이른 여름이 왔다. 올 여름은 더 길어진다고 하니 지친 몸과 맘을 추릴 보양식 하나쯤 챙겨먹는 게 상책이다. 야들야들하면서 쫀득한 하모 샤브샤브를 강력 추천한다. 하모샤브 한상 놓고 가족들과 혹은 지인들과 가벼운 곡주한잔 곁들이며 긴 여름 건강하게 보내도록 하자. 내말이 맞지예~~하모예~~~
향촌동 회사원 이 용 호 2014년 07월 03일 11시 23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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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