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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 이용 수돗물 안심하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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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 추석속으로!

절기 앞에 예의를 갖춘 여름덕분에 가을은 어김없이 왔다. 작열하게 울어대던 매미도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이맘때, 옹기종기 자리 잡은 배추모종이 섣불리 벚나무 잎들을 채근하는 가을. 토실토실 영그는 밤알처럼 만월로 익어가는 달빛 따라 시나브로 추석이다.
설날과 함께 우리 최대 명절인 추석은 결실에 대한 감사와 보답을 나누는 날이다. 풍년을 수확하고 온 가족이 모여 정성껏 제수를 올리며 한해의 안녕에 감사드리고 긴 겨우내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는 성스러운 예절이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 송편을 나눠 먹으며 못 다한 정을 나누는 따스한 날이다. 열 시간 스무 시간의 귀성 전쟁속에서도 고향과 보모님이라는 상징 앞에 기꺼이 혼신을 바쳐도 행복한 날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귀성의 설렘보다 더 다급한 삶의 무게들이 짓누르는 요즘, 그래도 막힌 도로에 차를 맡기겠지만, 벌써 돌아올 길을 먼저 걱정해야 하고, 빠듯한 주머니 사정을 어루만져야 하고, 혹여나 황금연휴를 놓칠세라 여행이라도 가야하는 게 또한 추석이다. 그저 빈방을 뒹굴며 영혼 없는 휴식이라도 마음껏 누린다면 추석은 여러모로 더 쓸모 있는 축제가 될 수도 있다 해도 억지는 아닐 터.
세태가 그러해도, 그래도 가야할 고향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 앵앵거리는 기계음을 휘날리며 텁수룩한 조상의 묘를 말끔히 벌초하는 그 의무적인 책임감들, 포도 상자를 마련하고 부모님 용돈도 챙겨 넣는 민초들의 배려가 빠듯하긴 해도, 우리는 또 그 길을 간다. 길보다 더 북적대는 휴게소에 비위가 상해도. 그 끝 언저리 어귀에서 고된 노구를 애써 건사하며 자식손주들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부모님이 있기에. 허기진 시골저녁, 한바탕 웃음 가득 찰 만월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행복해 할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또 추석행렬에 과감히 몸을 싣는다. 그곳에 저마다 새겨놓은 추억이 있으니까.
유년의 추석은 늘 객지에 나갔던 누나의 귀성이 기다려졌다. 새 옷에 새 신발 가득 사들고 대문을 들어서는 누나는 추석을 만든 성인 같았다. 맛난 음식과 떡과 과일과 두둑한 용돈까지 추석은 조무래기들에게, 들녘의 풍년보다 더한 풍요를 안겨준 국경일이었다. 모든 게 새것이고 넉넉했던 추석은,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화수분 같은 추억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이제는 대부분 노부모님들만 고향을 지키고 있는 현실에, 우리가 유년에 내가 기다렸던 누나가 되어 고향으로 간다. 멀든 가깝든 일 년에 고작 몇 번 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게 현실이다. 그저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텅 빈 고향집 마당과 동네 고샅은 사람 향기로 채워질 것이다. 주름진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환한 보름달이 비칠 것이다. 명절을 맞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효도와 애국이 바로 이것이다. 고향을, 보모님을 꼭 찾아뵐 일이다. 그곳은 사람과 물산과 차들이 한데 어우러져 사랑과 추억과 행복을 만드는 만남의 광장이다.
미당 서정주의 시“추석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때”가 생각난다.
추석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온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그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달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달빛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향촌동 회사원 이용호

2015년 09월 24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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