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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도시, 사천을 위하여! 』 ‘보자기’는 짐을 하나의 묶음으로 싸서 나르는 데 쓰이던 생활 필수품이었다. 평소에는 부피마저 작아서 농 속에 포개서 접어 넣어 두기 좋고 옮길 때도 편리함이 높았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러서는 시골 아낙네가 가끔 사용할 뿐, 보자기 대신 가방이 사용되면서 본래의 용도로는 쓸모가 줄어들고 있다. 다만 보자기 천의 원단과 색상, 디자인이 다양화되면서 여인의 악세사리로 널리 쓰이기도 하고, 관광지에서는 지도나 한국화를 배경으로 담은 기념품으로서 빠지지 않으며, 벽에 거는 장식품으로도 쓰이고 있다.
모든 사물은 그 지닌 효용으로써 어떠한 물건이나 형태가 생겨나서 쓰이다가 새로운 소재와 물품이 나오면서 폐기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용처(用處)를 찾아 새로운 자리 매김도 할 수 있으며 우리네 생활 속에서 숱한 애환과 사연이 담겨지면서 역사와 문화의 일부로서 자리잡고 면면히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에 생겨나는 일정한 원형과 양식에는 일관되고 보편적인 그 무엇이 있기 마련이며 이를 문화라고 특징지을 수 있지 않을까?
근대사 이후 우리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우선은 우리 자신이 바로 서야 했고 생존과 발전의 기틀을 다지는 일이 시급했다. 그러다가 80년대를 지나면서 물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고 21세기를 맞아 우리의 삶과 사회도 점차로 안정화의 길로 가고 있다. 이제는 인간다운 최선의 삶을 추구하는 시점인 만큼 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다.
물론 어느 시절 언제고 문화세계를 만드는 일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으며, 문화로 길고도 깊은 생명을 이어 나가는 일을 멈춘 적은 없다. 문화는 바로 바탕이자 뿌리로서 우리의 삶과 사고의 저변에 흐르는 살아 숨쉬는 무형의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지구촌이라는, 세계가 하나의 울타리로 포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문화는 인류와 각 국가의 공통분모이자 공동선(善)으로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다만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자연과 문명의 틀은 바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심한 문화적 혼돈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정립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한 요구에 부응하고 한발 앞선 도시, 혹은 사회가 21세기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다.
우리 사천시도 문화도시로서의 요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시민의 숙원사업이었던 문화예술회관이 건립되어 있고, 여기저기 문화적 가치를 가진 것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그중 진주·삼천포농악 12차 무형문화재를 예로 들어보자.
진주·삼천포농악 12차 무형문화재는 농군을 훈련 양성하고 농사일 할 때 불려진다. 그런데 여기에 더 해 이 노래와 몸짓이 소중한 문화가 되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인간문화재를 선정하고 전수회관을 건립하여 수많은 전수생을 길러내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참된 문화는 자기 것부터 소중히 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신념이 필요하다. 그러한 신념을 갖춘 시민사회가 바로 서고 강할 때 문화는 꽃이 되고 이 때 세워진 문화는 문화도시로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문화는 아름다운 화초가 있는 온실 유리관 속에서만 피어나고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문화의 공간도 대자연이 있는 와룡산과 각산에서부터 시골 농촌에까지 이르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다. 성숙한 시민사회가 우리 지역에 뿌리내리고 사천인만의 정신이 살아숨쉴 때 문화도시 사천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002년 05월 13일 12시 39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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