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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은 구경꾼이 아니다. 』 발행인 박상길
제3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채 한달이 남지 않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선거준비가 한창이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선거 얘기가 곧잘 거론된다. 하지만 그 얘기의 내용은 “우리가 이번에는 잘 뽑을 수 있을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된다, 안된다’는 의견이 분분하고 그 이유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는 쪽으로 대개 마무리되게 마련이다.
이런 관심들은 모두 선거 자체에 쏠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선거라는 행사가 갖는 축제로서의 의미를 축소시킨다. 선거는 민주주의 잔치이고 그 잔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인데, 정작 잔치를 준비하는 쪽은 그날 잔치가 얼마나 볼 만한지 구경이나 하자는 태도다. 물론 잔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것이 잔칫집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참여시키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다가오는 6·13 지방4대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는 이 잔치에 무슨 일을 할 수 있나’라는 의문이 든다. 유권자들이 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저 앉아서 지켜보고 흥분하는 게 전부인가? 그러다가 잘못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면 그 허탈함은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그동안 우리는 선거 결과가 어떤지 등에만 거의 대부분의 관심을 기울여왔다. 시민들로서는 이번 선거가 치열한 승부의 현장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시민인 유권자가 선거에 대해 보이는 열성의 반만이라도 할애해서 좀더 일찍이 승부의 현장이 아니라 사회교류의 현장이고 우리가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라는 것을 서로 알리고 동참을 유도했더라면 분위기는 훨씬 더 무르익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서의 선거를 인식시키고 작은 일에서부터 참여를 유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깨어있는 각 사회단체와 시민 스스로가 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 아무도 나서서 입후보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정책과 공약,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아쉽다. 시민들은 선거의 구경꾼이 아니라 유권자로서 확실한 권리 행사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02년 05월 20일 13시 35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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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