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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사천이 사라진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5년 삼천포와 사천이 통합되어 삼천포라는 지명은 지상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삼천포는 건재하다. 지명이 사라진다고 도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최송량 시인을 생각하며

인간의 삶은 크게 둘로 나눠진다. 하나는 공적인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영역이다. 이것을 심리적으로 보자면 전자는 이성의 지배를 받고, 후자는 감성의 지배 받는다. 인간의 사회생활은 이 둘의 하모니로 이루어지는 오케스트라이지만 항상 전자가 먼저이다.
전자가 이성적 활동이라면, 후자는 감성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성 때문에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가족의 생계나 자신의 성취를 위해 하는 일체의 행위는 바로 이런 이성의 지배 혹은, 통제 속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이성적인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감성의 영역이 지원을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무의식의 영역인 꿈이 없으면 낮 동안 해야 하는 의식적인 활동이 잘 되지 않는 것과 같다. 무의식이 의식의 버팀목인 것처럼 감성은 이성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시는 바로 인간의 무의식 영역 속에 잠재하는 감정을 언어로 형상화하는 작업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현대시는 바로 이런 감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카니발이다. 좋은 시는 이런 무의식, 리비도, 혹은 욕망을 직설적으로 배설하기 보다는 은유나 상징의 언어로 감성을 고양시킨다.
모든 시가 인간의 감성을 표현하고, 그 감정을 노래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시 중에는 개인적인 감정을 노래하기 보다는 공동체의 꿈이나 이상을 표현하는 시도 있다. 하지만 시는 전통적으로 감정의 영역을 담당해왔고, 아직도 대중들에게 노래의 기능, 감정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시인이 왜 필요한가? 이런 물음에 필자 나름의 답을 구하기 위해 장황설을 펼쳤다. 시인들은 인간의 꿈 영역을 담당하는 존재들이다. 그 꿈은 한 개인에게 삶의 활력을 주고, 그것이 이성 영역을 추동하기도 한다. 꿈은 낮 동안 지친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도 하지만,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는 역할도 한다. 시인이란 바로 그런 존재이다. 그들은 노래로 우리의 밤을 지배자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비상(飛上)하게 해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한 지역 사회가 그런 존재를 품고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우리 곁에는 평생 삼천포에 살면서 이 지역의 꿈과 이상을 노래한 시인이 있었다. 그 주인공이 최송량 시인이다. 그는 다른 시인이나 예술가들처럼 삼천포를 떠나거나 하여 고향에 대한 정체성의 희석됨 없이, 고향에 살면서 고향을 노래했다. 우리 지역이 그의 가치를 알아주고, 또한 그를 삼천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평생 삼천포를 노래한 시인, 최송량. 그의 시와 삶을 기리는 위해 삼천포 사람들의 쉼터 노산공원에 시비를 세우고자 한다. 삼천포 사람들의 뜨거운 후원을 기원하며 그의 노래를 한번 들어보자.

삼천포 아리랑

봄이 오는 한려수도
뱃길 삼백리

동백꽃 피는 사연
곳곳에 서려

겨울 지나 봄이 오면
사랑이 피는
사랑섬 건너 오는
새파란 바다

갈매기 두세마리
한가히 나는

노산 끝 신수도엔
노래미가 한창인데

와룡산 숨어 피는
진달래 꽃은

피를 토해 붉게 물든
수채화 한폭

◇강희진
경남 삼천포 출생.
삼천포 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과 졸업.
1994년 KBS 드라마 극본공모 당선.
<그때 그 사건> 등 다큐드라마 다수 집필.
2011년 1억 고료 세계문학상 대상수상
작품, 장편소설 <유령>(은행나무 발행)
2014년 장편소설 <이신>(김영사, 비채 발행)
2015년 장편소설 <포피>(나무옆의자 발행)
2016년 장편소설 <올빼미 무덤>(은행나무 발행)
2019년 장편소설 <카니발>(나무옆의자)
대담집
2019년 이준석 강희진<공정한 경쟁>(나무옆의자 발행)

작가 강 희 진

2020년 03월 19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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