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맨발걷기는 숲과 함께 만들어가는 상호작용
오늘, 늘 그렇듯 맨발로 숲길을 걸으며 카를로 로벨리의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다시 곱씹었다. 발바닥이 흙과 만나는 순간의 그 촉감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로벨리가 ......

『 우수고(優秀高)가 우수고(憂愁高) 되겠다. 』

우수인재들의 유출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인구감소를 줄이겠다는 취지를 담은 시책이 표류하고 있다.
우수고교 육성이란 시책이 알려지자 교원관련 단체와 교사들은 이에 맞서 “전면반대 또는 폐기"라는 주장으로 쌍벽을 이루고 있던 그들이 급기야는 피켓을 들고 “관철될 때까지"를 전제로 시위에 들어갔다고 한다. 교원단체와 이에 질세라 맞서고 있는 사천시의 대도, 모두가 보기 싫은 모습이다.
한마디로 우수고(優秀高)가 아닌 우수고(憂愁高)가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왜 이렇게 꼬였는지 심히 못마땅한 생각이 들어 쌍방 모두에게 고언을 해 본다. 이는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본다. 발상은 좋았으나 흐름이 쾌쾌묵은 옛날방식이다. 상급자가 시킨대로 한 결과다.
따라서 전문성의 유무를 판단하지 않고 경솔하게 다룰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행정분야에도 전문성이 있겠지만 교육분야는 더더욱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설픈 발상에 교육계에서 발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배운다는 자세로 의사교류의 넓은 길을 열어놓고 첫 단추를 끼웠다면 이런 비극의 상태가 없었을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알량한 자존심을 앞세웠기 때문에 잘되자고 한일이 그토록 배앓이를 해 왔고 짜집기를 해 왔으면서도 지금껏 한가닥 희망을 찾지도 못하고 있다.
시책이란 큰 틀이 반신불수가 되어 있다. 이것을 치유할 길은 정영 없는것인가?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시점에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표현을 하자면 “전문성이 없는 너희들이 굽혀라"고 “우리가 하는일이 안되는 일이 있더냐"는 식의 밀어 붙이기 모습이고 보면 양쪽 다 오기 백출의 묘기를 하는 양상들이다. 오기는 안된다. 오기는 재앙의 길라잡이다. 극과 극의 정점을 피해야 한다. 극과 극의 결과가 몇일전 충청도에서 발생 전국이 술렁거리고 있지 않는가?
이제 남은 것은 한발짝씩 물러나 타협을 통한 의견조율이다. 쌍방 모두 좋은 안들을 숨겨놓고 있으면서 왜 꺼내지 않고 있는가? 서로가 서로의 안을 겸허히 받아들여 살을 찌우는데 인색하지 말자.
전문성과 자존심을 너무 내세웠기 때문에 이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옛날 ‘훈장'이란 모습을 연상해 보자. 그러면 머리 끝까지 치달았던 오기가 스스럼없이 사라질 것이다.
“전면반대, 폐기"란 극단적인 주장을 한번 접고 중용의 길으 찾는 것이 순리가 될 것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세대들의 현명한 처신이라고 본다.
자랑스런 학교, 빛나는 학교, 가고싶은 학교가 되도록 양측이 모두 슬기를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다.
행정당국도 목민관의 자세로 돌아서야만 좋은길, 그리고 밝은 길이 열릴 것이다.

2003년 04월 10일 11시 1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