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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쥐와 새, 그리고 짐승들(이솝 우화) 정치인의 의리를 일깨우는 현실적 교훈 』 새와 짐승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박쥐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새들이 우세할 것 같으면 새들 틈에 끼어 “나는 날개가 있으니 새다”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짐승들이 힘을 얻는 듯하면 짐승들 쪽으로 달려가, “나는 털이 있고 네 발로 다니니 짐승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자, 새와 짐승들은 모두 박쥐의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혐오하며 그를 외면했다. 박쥐는 결국 평생을 어두운 동굴에 숨어 밤에만 몰래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 우화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보다 당장의 유불리만을 따져 소속을 바꾸는 정치인들이, 결국은 그 어느 곳에서도 진정한 동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고립된다는 것을 일깨우는 교훈이다.
정치의 품격은 “의리”에서 나온다.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자신의 정치적 뿌리와 공약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둥지를 옮기는 “철새 정치인”들의 행보가 그것이다.
이들에게 정당은 이념적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는 동지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오직 자신의 당선을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다.
정치에서 ‘의리’란 단순히 인간적인 친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이념적 가치와 그 가치를 함께하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정치적 책임감을 뜻한다. 정당을 옮기는 행위는 단순히 소속의 변화가 아니라, 과거에 자신이 내세웠던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혼란 속에서 유권자는 누구를 믿고 투표해야 하는가. 신뢰는 정치의 기초 자산이다. 그러나 철새 정치인들은 자신의 짧은 안목으로 이 소중한 자산을 갉아 먹는다. 명분 없는 이합집산은 당장은 영리한 선택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그 정치는 껍데기뿐인 권력 다툼으로 전락시킬 뿐이다.
진정한 정치인은 비바람이 몰아쳐도 자신이 딛고 선 자리를 지키며, 함께하는 이들과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가는 이다. 이솝 우화 속 박쥐처럼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유권자들은 화려한 말잔치보다 묵묵히 신뢰를 지켜온 정치인의 ‘뒷모습’을 주목해야 한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며, 그 마음은 오직 변치 않는 신뢰에서만 싹트기 때문이다. 올바른 정치인을 일꾼으로 선택하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과 빠짐없는 투표 참여를 촉구한다.
신태운 논설실장 2026년 04월 09일 10시 04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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