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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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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영(재경곤양향우회/시인)
36년간 소식을 몰라 꿈에라도 보고 싶었던 친구를 사천신문이 찾아주었다.
마산제일여고를 졸업한 이정순씨와 진주여고를 졸업한 원미순씨이다. 이들은 여고를 졸업하고 마산 한일합섬 직장에서 처음 만났고 서로 비슷한 환경임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 다 어머니를 일찍 사별하고 남자 형제 속에서 외롭게(?) 자라다가 만났는데 같은 외로움이었기에 친해졌고 원미순씨가 기계에 손을 크게 다쳐 약 두달을 병원 생활을 했는데 이정순씨에게 직장에서 병간호를 부탁해 형제보다 더욱 친밀하게 지냈다.
서로 결혼해 살면서 헤어지게 되고 소식을 모른 채 서로 자기 가정에 묶여 살다가 나이가 들면서는 찾고 싶은 친구 찾는 것이 더욱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정순 씨가 내가 소속해 있는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처음 구역예배를 드리러 구역장 집에 갔다가 구역장이 진주 사람이라는 것을 듣고 정순씨는 나이도 같고 하니 진주여고 같은 학년 원미순씨를 물어보았다. 그 때 당시 진주여고는 여섯반까지 있었는데 한 반이 되어 학교 생활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하고는 재경 진주여고 동창명부를 찾았으나 원미순씨가 없었다.
5월에 재경 진주여고 총동창회에 가면 원미순씨를 찾아보겠다고 하자 그 때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멀리 느껴지는게 무척이나 애절해보였다. 구역장은 원미순씨 친정이 사천 병둔 마을이라는 말을 듣고 사천신문 이동호 이사님께 그 마을 원미순씨를 좀 찾아주겠냐고 부탁을 했다. 1시간 후 이동호 이사님께서 찾았다는 전화를 주셨다. 서포면장으로 있는 원미순씨의 조카로부터 자세히 알아 전화를 하셨다. 구역장 집에서 두 사람은 36년의 세월을 뚫고 전화로 만났다.
“원미순씨예요?” “네” “나... 이정순인데...” “어, 어, 이정순. 너 살아있니?”하더니 두 사람은 솟아나는 눈물에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했다.
원미순씨는 부산에서 두 아들, 한 사람은 교사로, 한 사람은 의사의 어머니로 살고 있고 이정순씨는 세 딸을 다 출가시키고 서울서 사업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이들은 새 삶을 찾은 듯 삶에 생기가 넘치고 매일 전화로 36년의 세월을 추억하더니 이정순씨가 보름 있다 부산 원미순씨를 만나러 갔다. 이들의 얘기는 얼마나 절절하고 따뜻했는지 보기만 해도 우정의 두터움을 느낄만 했다.
사천신문의 아름다운 가교를 보면서 이들도 사천신문의 좋은 독자가 되었다. 매스컴의 위력을 실감하게 하고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 사천신문에 고마움을 전하며 구역장 빈소영 시인이 이 소식을 제공한다.
<사진 오른쪽-이정순/왼쪽-원미순> 2006년 02월 23일 11시 06분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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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