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건설업계가 건설경기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회장 여환부)는 도내 종합건설사의 약 66%가 올 상반기에 공공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건설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 공사 대부분이 상반기에 65% 이상 조기 발주된 상태로 건설업계는 올해 하반기는 더욱 암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 자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경남에서 발주된 2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 공사는 607건이다. 하지만 도내에 등록된 업체 전체 995개사 중 652곳(2억 미만 관내 수의계약 제외)이 한 건도 공사를 수주하지 못했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는 지난해에 이어 3분의 2가 넘는 업체가 수주실적이 전혀 없어 회사 존립의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문을 닫은 업체도 17개사에 이른다. 지난 3년간 등록 말소나 폐업 신고로 문을 닫은 종합건설사는 2011년 45개사(말소 11개·폐업 34개), 2012년 84개사(말소 71개·폐업 13개), 2013년 69개사(말소 54개·폐업 15개)다.
전문 건설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상남도회 등록 업체는 총 2981개사로 8월 말 현재 자진폐업 업체 수는 190개사, 부도로 문을 닫은 건설사가 2곳이다.
대한건설협회 여환부 회장은 “정부 등 공공기관의 공사 대부분이 상반기에 발주돼 하반기에는 감소가 불가피하다. 종합건설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줄면 하도급 물량도 급감할 수밖에 없어 이대로 가다가는 종합과 전문 모두 회사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는 최근 들어 정부의 정책 방향이 복지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지역 건설업계 전체가 물량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 회장은 “건설업은 하도급 업체와 자재, 인력, 건설 장비 등 연관 산업이 많아서 취업유발효과가 매출 10억 원당 13.5명으로 다른 산업(평균 12.3명)보다 크다"면서 "지역경제와 지방 내수를 살리려면 노후 인프라 개선과 함께 재해·재난예방 등 국민생활의 안전과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생활밀착형 SOC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대형 공사로 발주하는 건수가 적어 지난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모든 공공공사 지역의무공동도급제는 실효성이 미미하다"며 “수도권 대기업과 지역 중소건설업체가 실질적으로 공동도급을 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기관의 지역의무공동도급제 확대 관련 법안인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