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주력산업인 기계와 조선 등에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 성장동력을 갖추려면 기초 공정산업인 기계융합소재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경남 기계융합소재산업의 발전을 위한 금형·소성가공·융합세라믹 산업별 분석과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경남본부 이경태 조사역과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한병동 책임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결과물이다.
기계융합소재산업은 원재료를 소재로,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초 공정산업이다. 이는 자동차, 조선, IT산업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된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올해 금형, 소성가공, 융합세라믹 산업을 포괄해 기계융합소재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산업 육성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2012년 기준으로 경남 기계융합소재산업은 8조 200억 원 생산액과 1조 7800억 원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전국 생산액 6.7%와 부가가치 6%를 차지해 전국 6위 규모다. 1673개 업체 2만 84명으로 업체 수(11.7%)와 종사자 수(9.2%)로는 전국 4위와 3위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2007~2012년 경남의 해당 산업 생산액은 연평균 4.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경남 제조업 평균 7.2%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전국과 비교하면 금형(경남 8.7%)을 제외한 소성가공(4.2%)과 세라믹(5.2%)은 해당 산업 평균 성장률의 절반 수준을 밑돌았다.
그렇지만 연구진은 경남에서 기계융합소재산업을 키우면 GRDP(지역내총생산)가 0.35%포인트 상승하고, 신규 일자리 3000개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성장을 뒷받침할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현재 진주를 중심으로 금형산업단지는 ‘뿌리산업(제조업 근간이 되는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6개 기술 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고, 뿌리산업기술지원센터 설립과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전 등으로 기반 시설이 조성 중이다.
연구진은 “경남 기계융합소재산업은 기업이 영세하고, 부가가치가 낮고, 기술 경쟁력은 뒤처진데다 전문교육 여건도 미비한 실정"이라며 “기업 협업 강화와 기술지원 확대, 교육과정 조성과 근무조건 개선, 정책지원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몰드존'과 같은 공정별 기업 간 협업 △정부와 연구기관이 주도해 기술 개발과 이전 △3D프린터 뿌리기술지원센터 설립 △금형·소성가공 관련 마이스터고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중 ‘몰드존'은 2004년 9개 금형 업체가 설립한 가상 기업으로, 한 기업이 수주와 설계를 담당하면 나머지 기업은 깎기, 열처리, 다듬기, 조립 등 공정별 역할을 맡아 몰드존이라는 통합 브랜드로 납품하는 협업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