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이후 도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운영·지원하는 어린이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장어린이집은 정부보조금뿐만 아니라 회사 지원까지 더해져 추가 보육비가 발생하지 않고(또는 적고) 운영 질이 높다는 평가 때문이다.
경남에는 29곳의 직장어린이집이 있다. 창원이 13곳으로 가장 많고 진주·거제시가 각 4곳, 통영 3곳, 사천·양산 각 2곳, 김해 1곳이다. 이 중 관청이 운영하는 곳이 절반 이상이다.
영유아보호법에 따라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도내에는 두산그룹, 현대로템, LG전자, 삼성테크윈, 동환산업, 성동조선해양, 삼성중 거제조선소, 오토닉스, 대우조선해양이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창원에서 가장 큰 직장어린이집은 두산그룹이 위탁 운영하는 미래나무어린이집으로 300명이 정원이다. 두산중공업·엔진·인프라코어·건설·모트롤·디에스티 계열사 직원 아동들이 공동으로 이용한다. 그룹 지원으로 친환경 식단은 물론 서울 세원아동상담센터와 연계해 정기적으로 '영유아 마음건강 교육'을 진행한다. 46개 CCTV가 설치돼 있고, 대부분 직장어린이집이 운영하지 않는 차량까지 운행하고 있어 정원보다 수요가 많다. 사내부부 아동을 최우선으로 한부모, 맞벌이 부부, 일반부부 아동 순으로 입소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했다.
현대로템이 운영 중인 현대로템어린이집은 교사 인건비와 운영비를 회사로부터 지원받아 운영한다. 정부 보육료로 특별활동비와 행사비를 대체해 입소 아동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보육료가 없다.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현대아파트 복지동(11동)에 있는 어린이집은 인근 사원아파트 아동이 절반이고 외곽에 사는 아동이 절반이다. 차량 운행이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지만 교사 대비 아동 수가 적어 부모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2011년부터 창원 1공장 내 어린이집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영유아 보육료를 지원하면서 정한 1인당 한 끼 식대는 1745원이지만 삼성테크윈 지원으로 이 곳 어린이집은 한 끼 2800원이다. 지난해 삼성테크윈은 창원 1공장 감시 카메라(CCTV) 생산라인 중단으로 이용 아동이 줄었지만 2013년과 비슷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은 행복어린이집, 플레이그라운드어린이집 두 곳을 운영 중이고 오는 3월 한 곳을 더 개원할 예정이다. 사내 협력사원 아동까지 입소할 수 있다.
직장어린이집의 공통점은 법에서 규정한 안전 및 위생 수준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운영되고 있어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 숫자는 태부족이다.
근로복지공단 직장보육지원센터는 고용보험사업장이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할 때 설치비와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고용 인원수와 상관없이 우선지원 대상기업은 설치비의 80%, 대기업은 60%를 지원(단독 운영 시 최대 3억 원)한다. 인건비 역시 대기업은 교사 1인당 80만 원, 우선지원 대상기업은 1인 120만 원까지 지원한다.
정부 지원에도 직장어린이집이 늘지 않는 것은 중소기업은 20% 이상 자부담해야 하는 설치비 때문이다. 이용 아동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직장보육지원센터 관계자는 “공장이 많은 창원은 기업이 지원에 인색하기보다 보육 대상 아동은 많지만, 이용 아동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며 "공장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3교대로 운영하는 곳도 많아 뜻밖에 신청자가 없어 설치하지 않는다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