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음악가들의 산실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이 이달 한국에서 단원 오디션을 열어 ‘천사들의 목소리'를 찾는다. 15일부터 진행될 전국 순회 내한공연을 앞두고 한국 학생들의 입단 문의가 쇄도하자 연중 두 번 있는 공식 오디션 이외 내한 기간 특별오디션을 여는 것이다.
520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빈소년합창단은 149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안 1세 황제의 칙령으로 조직됐다. 이후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빈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빈 궁정악단의 명성을 이어온 전통 깊은 합창단이다.
슈베르트, 하이든 형제가 단원으로 활동했고,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합창단을 지휘했다. 지금도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베를린 슈타츠카팔레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마리스 얀손스,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등 세계적 지휘자들과 협연하고 있다. 2010년 첫 한국인 단원이 입단했고, 현재 3명의 한국인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2012년에는 최초의 한국인이자 여성 지휘자인 김보미 씨가 지휘자로 발탁돼 모차르트팀을 이끌고 있다. 빈 소년합창단은 연중 두 번 있는 오디션을 통해 변성기 이전 소년 100여 명을 선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마련한 아우가르텐 궁전에서 엄격한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육받는다. 열 살이 되면 모차르트, 슈베르트, 하이든, 브루크너 4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한다. 1986년 첫 외국인 단원 입단 후 오스트리아 국적이 아닌 외국인도 오디션으로 입단할 수 있다.
단원들은 소그룹 정규교육 이외에 스포츠부터 콘서트, 오페라, 연극, 뮤지컬, 영화 관람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변성기가 찾아들면 합창단을 떠나야 하지만 원하면 2010년 합창단이 설립한 고등교육 학교에서 음악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잘츠부르크 빈 음대와 협력해 8~12세 학생을 위한 특별 과목을 교육하고 있다. 졸업생 가운데 4분의 1 정도만 전문 음악인의 길로 들어서는데, 대부분 졸업생은 전문 성악가는 아니어도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오디션은 6일부터 일주일간 이메일 등을 통해 1차로 노래 동영상을 접수한 뒤 2차 오디션 대상자를 선정해 개별 통지한다.
오디션 심사에는 빈 소년합창단 대표이자 예술감독인 게랄트 비어트가 직접 참여한다. 9세 이상 남학생만 신청 가능하고 자세한 내용은 6일부터 클럽발코니 홈페이지(www.clubbalcony.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이달 신년음악회를 위해 내한하는 빈 소년합창단은 23·24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비롯해 군포(15일) 수원(16일) 대구(17일) 고양(22일)에서 투어 공연을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경쾌하고 신나는 새해맞이 음악부터 빈 소년합창단 고유 레퍼토리인 종교음악과 각 나라의 민요들은 물론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노래를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