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정부가 내놓았던 안심전환대출이 24일로 출시 1년을 맞았으나, 가계빚은 역대 최고 규모에 달하고 저소득층은 크게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전환대출은 통상 변동금리에 일시상환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에 처음부터 원금을 분활 상환하는 대출로 전환하고, 이자에 세제혜택을 제공한 정부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프로그램으로,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가능성을 선제로 대비해 빠른 급증하는 대출 속도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은 4일 만에 20조원을 소진했고, 총 9일간 31조7000억원이 공급됐다. 부채구조를 개선해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높은 수요가 나타났다는 증거다.
안심대출로 국민 가계부채의 질은 일부 개선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대출에서 고정금리형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35.7%,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은 38.9%로 이전에 비해 7~8%p 올랐다.
쉽게 말해 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받은 1억원을 20년 원금균등분할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한 경우 금리는 3.56%에서 2.65%으로 내려가 1년간 원금 규모는 500만원 감축, 이자부담은 98만원 감소된데다 이자 소득공제에 따라 월 43만원 세금 환급을 받으니 대출 전환자는 큰 절약을 누린 것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국가 전체적인 부채 증가의 속도는 보다 빨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부채를 나타내는 가계신용 잔액은 1207조원.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1년새 무려 121조7000억원(11.2%)이 늘어나 증가폭도 연간 최대였다.
아울러 안심대출의 수혜 대상자 중 상당수가 중산층 이상으로 전 국민의 부채의 질을 개선하지는 못했다.
안심전환대출 실행분 31조원가량을 신용등급별로 따져본 결과 1등급 대출자가 39.9%, 2등급이 19.7%, 3등급 19.4%로 전체의 79%가 상위등급에 속했다. 6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5.6%에 불과해 서민층에는 혜택이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