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우리나라와 관계가 경색되고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중국시장보다는 베트남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각광받으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김해 태광실업, 창원국가산단 한화테크윈, 두산중공업, 창원 봉암공단 무학, 마산자유무역지역 범한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김해 태광실업은 베트남 최대 물류 회사 제마뎁의 재무적투자자(FI)인 베트남인베스트먼트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부품공장 건립을 위해 하노이 인근에 약 10만㎡ 규모 부지를 선정하고 베트남 정부에 투자승인을 요청 중이다. 승인을 받게 되면 오는 8월께 공장건설을 시작해 2018년 하반기부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5개 협력사와 베트남 진출을 위한 상호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무학그룹은 보드카 등을 생산·판매하는 베트남 주류회사 빅토리(VICTORY)사를 인수했다.
공기압축기·연료전지 제조회사인 범한산업도 다낭에 5만㎡ 부지의 공장 인수를 추진 중으로 베트남 정부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경남지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최근 2~3년 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도내 기업 해외투자 건수를 살펴보면 2014년 신규 법인 10개에서 2015년 25개로 2.5배 늘었고 2016년 39개로 최대를 기록했다. 2017년 3월 현재 11개사가 신규 진출했다.
우리나라 전체 해외투자 건수도 2014년까지는 중국과 미국이 최대 투자국이었으나, 2015년에는 중국 1750건, 베트남 1702건, 미국 1623건으로 베트남이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으며, 지난해에는 베트남 2137건, 미국 1727건, 중국 1681건으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를 앞질렀다.
2017년 3월 현재까지 해외투자 건수도 베트남 506건, 미국 432건, 중국 389건으로 베트남이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 우호적인 베트남의 사회 분위기와 안전한 치안상황, 고효율 저임금, 지리적 이점 등 다각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