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주택 공급량이 많아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신규 주택건축에 대한 인·허가를 제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지난달 29일 ‘경남지역 주택시장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경남경제리뷰를 통해 “경남지역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남의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달리 지난 2016년 이후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선·기계 등 주력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거제, 통영, 창원 등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이 하락세다. 경남지역 가계자산 내 부동산 비중은 69.1%(2016년 3월말 기준)로, 비수도권 평균인 68.3%보다 높아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의효과(Wealth effect)로 인한 소비 위축과 가계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경남지역 미분양주택 규모 역시 지난 2015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11월말 기준 1만2122가구에 달했다. 이는 전국 미분량물량의 21.4%이며,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1144가구로 최근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경남지역 주택시장의 침체에 대해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고용악화 및 실수요층 감소 등 수요측 요인 △주택공급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 등 공급측 요인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업체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증가 및 금리상승 등으로 주택수요가 위축됐고, 여기에 2014년 이후 급격히 증가한 착공물량이 최근 시장에 본격 공급되면서 주택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주력산업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세 등으로 주택수요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남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이 2019년까지 매반기 1만5000가구 이상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남본부는 앞으로 주택경기 개선을 위해 중장기적인 주택 공급정책을 시급히 수립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장년층 인구 유입 촉진정책을 펴는 등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관계자는 “경남지역 주택시장 경착륙 가능성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허가 제한 등 주택 공급속도를 조절하고,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