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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석종근과 함께 “그림으로 읽는 한자 세상”
한자는 그림문자이다. 현상을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형상의 그림으로 그려 보는 연습을 하면 현상이 보인다. 여기에는 상징성의 단순화, 철학성의 객관화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사천을 빛낸 서정시인 박재삼(朴在森)시인(1933~1997)

  “가장 슬픈 것을 노래한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을 노래한 것이다.”
박재삼은 다른 어떤 시인보다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는 시를 썼고, 말소리와 말뜻을 조화시킨 오묘한 운율을 만들어 서민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리고 광복 무렵과 한국전쟁기간 전후 우리 겨레 대부분이 경험해야 했던 경제적 빈곤을 뼈저리게 겪으면서 일상적인 자신의 체험을 중심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누구나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는 시를 지었다.
또한 그 나름의 인생관으로 삶의 괴로움을 극복하는 시를 꾸준히 써 왔기에 그의 작품 속에는 그만의 독특하고 깊은 시 세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그의 시 세계는 15권의 시집과 10권의 수필집 속에 잘 반영되어 있다.
박재삼은 도쿄에서 태어나 네 살 때, 어머니의 고향 삼천포 팔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팔포 앞강의 눈부신 꽃 비늘로 반짝이는 삼천포 팔포 앞바다의 풍경과 그곳에서의 유년 체험은 그의 시적 상상력의 근원이 된다.
박재삼의 유년 시절은 시련의 연속 이었다. 삼천포 앞바다의 품팔이꾼의 아버지와 생선장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삼천포초등학교를 졸업하고 3천원이 없어 중학교 진학도 못하는 가난한 경험해야 했다.
박재삼은 신문 배달을 하던 중 삼천포여자중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그 학교 사환으로 들어갔다.
그때 삼천포여자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시조시인 김상옥 선생을 만나 감화를 받고 시를 쓸 결심을 하게 되었다. 1947년 삼천포중학 병설 야간중학교에 입학, 낮에는 여중에서 급사로 일하고 밤에는 야간 중학교에서 수업을 받았다.
박재삼의 성적은 전교에서 수석을 차지 할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여 김상옥선생의 첫 시조집 “초적(草笛)”을 구입할 돈이 없어, 그 책을 공책에 옮겨 애송하는 동시에 더욱 심취하였다.
박재삼은 1948년 교내신문 “삼중(三中)” 창간호에 동요 ‘강아지’, 시조‘해인사’를 발표했다. 1년 뒤, 경영부진으로 야간중학교가 폐쇄되어 주간 중학교로 흡수되어, 박재삼은 야간중학교에서 전교 수석으로 학비를 면제 받아 주간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제1회 영남예술제(개천예술제) ‘한글 시 백일장에서 시조 ’촉석루‘가 차상으로 입상하여 당시 장원이었던 김형기씨와 친교를 맺었다.
그 후, 진주농림고등학교에 다니던 김재섭, 김동일과 함께 동인지 “군상(群像)”을 펴내었다. 1951년 4년제 중학 졸업 후, 삼천포고등학교 2학년에 편입학 하여 수석으로 졸업하여 모윤숙 추천으로 시조‘강물에서’가 “문예지” 11월호에 발표되었다.
김상옥선생의 소개로 현대문학사에 취직하여 창간준비를 하고, 고려대학교 국문과에 입학, 3년 수료하고 ‘춘향이 마음’을 발표, 현대문학사 제정 제2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재삼 시인은 한국시인협회상, 노산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인촌상 등 을 받았으며 그의 시 세계는 시<춘향이 마음>(1956)과 <울음이 타는 가을 강>(1959) 등으로 대표 시다.
시집 15권, 수필집 1권을 냈으며, 그는 이런 시들을 통해 한국 서정시의 전통적 음색을 재현 하면서 일상생활과 자연에서 소재를 찾아 애련하고 섬세한 가락을 노래했다.
-울음이 타는 가을江-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잇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빛으로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것네.

저것봐, 저것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江을 처음 보것네.

박재삼은 삼천포 팔포 앞강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1997년 향년 6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천을 전국으로 알리는 대한민국의 대표시인이다. 시인의 시 정신을 계승하여 우리가 사는 사천이 문화가 있는 문화도시, 사천이 되도록 다 함께 합시다.

참고문헌 : 박재삼 문학관(박재삼 연보)

주필 김을성

2019년 06월 20일 11시 08분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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