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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의 역사와 유적지를 찾아서 고려시대 사천의 옛길(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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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길은 청동기시대에 고인돌의 상석(上石)을 견인 운반 했던 길인 상석 운반 로이다.
그것은 전북 진안의 여의곡 유적에서 확인되었다. 이 유적에서 발견된 길은 일종의 궤적(軌迹)으로서 채석장에서 떼어낸 상석을 고인돌을 만들기 위해 견인해 간 자국이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문헌: 전북대학교 박물관. 김승옥. 이종철, 2001 ‘여의곡 유적’)
1.고려시대
고려 8대왕 현종과 그의 아버지 왕욱의 유배로 관련한 경로를 어디로 설정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 그의 유배 시기가 고려 성종 때이고, 그 무렵이 전국적인 교통망이 확립되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즈음 조운 제도가 마련되고 그의 아들 현종 때에 이르러서 육상교통망인 22역제도가 성립하였으니, 아무래도 그의 유배길이 물길을 이용하였다고 확정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이 무렵이 고려가 건국되고 국가의 체제가 성립되어가던 때인 만치 사천에서는 오늘의 주인공을 통해서 물길과 뭍길을 모두 살필 수 있으니 이 또한 다행한 일이다.
먼저 물길을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사천을 포함한 남해 일원은 후삼국 전쟁 시기에 왕건과 견훤을 비롯한 해상 세력들의 각축장이었다.
당시 수행한 전투를 통하여 고려 건국 세력은 전국 각지의 지형과 운송경로를 개설하였다. 이로써 통일신라시대 경주를 중심으로 전국의 9주 5소경을 잇던 육상 교통망은 개경을 중심으로 한 ‘X' 자형 교통망으로 재편되었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중심으로 한 ‘X' 자형 교통망으로 재편되어 우리나라 전통시대 육상교통망의 기반을 이루게 되었다.
고려의 교통 체계는 수륙 양원 체제가 거의 동시에 성립 발전 하였다. 수상 교통망의 발전은 성종 11년(992)에 세곡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전국적으로 60개의 포구를 선정하여 각 포구의 운송여건에 따라 수경가라는 운송비용을 책정하는 60포제에서 본격화 된다.
이때 사천에는 예전에 말조포라 불렀던 통조포가 창원의 나포와 함께 선정 운영 되었다. 이 두 포구는 뒷날 현종 말엽의 조창제 시행에 따라 통양창(사천 선진리 소재)과 석두창(창원시 회원구 오동동 소재)이 되었다.
이에 대해 “고려사”에는 “건국초기에 남방 각도의 수군에 12창을 설치하였는데, ...중략... 사주(泗州)에는 통양창, 함포에는 석두창을 두었다.”(문헌: ‘고려사’ 권79 식화2 조운) 고 했다.
사천의 통조포에서는 강주 인근의 세곡을 모아 개경으로 운송하였다. 이러한 운송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현종 9년(1018) 3월16일에 강주(지금의 진주 일원) 사람 미근달이 조운곡 1,000석을 개경에 운반하고 돌아오다가 6월15알에 역풍을 맞아(일본) 축전국 지마군에 표착한 사실이 전한다.
이런 사례에 근거한다면, 왕욱이 성종 10년(991)에 이곳 사수현으로 유배 올 때 이용한 교통망이 물길인지 뭍길인지는 알 수가 없다.
육상 교통망인 역제가 본격적으로 정비되기 시작한 때도 성종 임금 재위 기간이다. 성종 즉위년에 최승로가 올린 글과 역장과 역전의 지급 규정 등이 이때 이르러 마련되었다.
성종 2년 6월에는 주부군현의 역관의 전을 정하였다.(문헌: 고려사 권82 병2 역참) 성종 대 역제정비의 구체적인 모습은 대로, 중로, 소로로 역도를 구분하여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중앙 정부에서 전국의 역도를 중요도에 근거하여 구분하여 관리하는 방식은 당나라에서 시작하여 한국 일본 등으로 전해졌다.(문헌: 한정훈(2013) p.63)
성종 11년 11월에는 주부군현과 관(關), 역(驛), 강(江), 포(浦)의 이름을 개칭하였다.(문헌: 고려사 권3. 성종 11년 11월 계사) 이것은 단순한 명칭변경이 아니라 성종 2년의 역전, 역장, 규정을 통해 전국에 산재하는 교통시설에 대한 통제력 강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전국의 여러 포구 가운데 주요 포구 60개를 파악하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수경가(輸京價)를 제정한 것도 이 무렵에 진행되었다.(문헌: 한정훈(2013) p.66~67)
이러한 성종대의 역제 정비는 6과 채제를 거처 거란과의 전쟁이 끝난 뒤 현종 말엽에 전국적인 역도망인 22역도 체계가 성립하면서 우리나라 역제의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22역도 체제하의 사천 지역의 교통망은 산남도에 편제 운영되었다. 이 길은 전주의 반석역을 중심 역으로 삼고, 전북의 전주-진안-거창-산청-단성-진주를 거쳐 우리 지역의 사천 관율역(두량리 관율마을)에 이어졌고, 진주에서 하동·남해·고성·거제 등 해안의 여러 곳을 이었다.
이 길은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가야, 뒤에 가야가 멸망하고 난 뒤에는 백제와 신라 사이의 전역이 치러졌던 길이기도 하거니와 후삼국 전쟁 시기에는 왕건과 견휀 사이의 싸움에도 이용되었다.
이러한 길에 대한 정보가 쌓여 훗날 교려의 교통망이 성종 대의 일련의 조치를 거쳐 현종(왕욱의 아들 왕순) 대에 22역도로 정착하게 된것이다.
그러니 당시 왕욱의 유배길이나 그의 아들 왕순이 아버지의 유배지로 온 길이 이 길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참고문헌: 사천의 옛길과 고려 현종(최현섭 (재)두류문화연구원장). 사천의 역사와 문화이야기(국립진주박물관. 사천역사문화연구회)
본지주필·사천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김을성 2020년 04월 16일 13시 10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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