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휘발유가격이 1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리터당 1100원대가 등장했다.
지난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등록된 도내 평균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287원으로 나타났다. 경유는 1098원이다.
이날 휘발유가격은 2009년 1월 1일 1287원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다.
1100원대 주유소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도내 최저가는 창원시 북면의 한 주유소로 리터당 1144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900원대도 나오기 시작했다.
오피넷이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2008년 4월 15일 이후 도내 최저가는 그해 12월 30일 기록한 1280원이다.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이 기록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11년 만에 맞은 휘발유 저가시대는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1400원 후반~1500원 중반대를 오갔다. 올해 국제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휘발유가격 역시 본격적으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에도 추락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1배럴=약 159리터)당 14.47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20.8% 폭락한 가격이다. 국제유가가 15달러 아래를 기록한 것은 1999년 3월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중동산 원유)는 지난 16일 19.7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64달러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3수준에도 못 미친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에도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시장 과잉공급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석유공사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및 IEA, OPEC의 세계 석유수요 전망 하향조정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또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세계 경제가 멈추면서 원유 초과 공급분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08년 이후 도내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쌌던 때는 2012년 4월 24일 2049원이다. 국제유가는 100달러 이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두바이유는 그해 3월 14일 연중 최고인 124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도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1900~2000원대를 등락했다. 당시 고속도로에서 과속하는 차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초고유가 시대를 맞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