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사천의 인물 ‘영남의 대목장’ 무형문화재 꿈꾸는 이형찬 대목수 』
 |
“경남과 경북지역은 대목장(大木匠)인 무형문화재가 거의 없는데 영남지역의 무형문화재인 인재들을 키우는 터전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사천이 좋아 중년이후의 삶을 사천지역의 인재양성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사천시 곤양면 맥사리에 멋진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이형찬 대목수는 영남지역의 인간문화재 대목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천시 옹진군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선박 기관장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6살때부터 부산에서 자라고 고교때까지 부산에서 성장했다.
고교 졸업후 우연히 부산 구덕산 꽃마을 자락에 위치한 도심형 사찰인 내원정사를 갔다가 공사하던 관리자를 만난 게 계기가 돼 목공일을 시작한 게 이형찬씨를 있게 한 밑거름이다.
옹진군과 부산시, 사천시 등 바닷가만을 찾고 살아온 그는 청정해역 사천의 갯내음이 낯설지 않은 바다사나이란다.
투박한 바다사나이와 투박한 나무를 다듬고 깎고 자르고 하는 일이 바다의 투박함과 어우러지는 듯한 묘한 일치감은 물론이고 주로 쓰는 목재 역시 바닷물에 적셔져서 나오며 오랫동안 형틀을 유지하는 비결 역시 그의 일생을 잘 매치시키는 듯하다.
물론 그는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했지만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닌데다 몇 번이나 도망을 치듯 뛰쳐나갔다가 되돌아오는 일을 반복한 끝에 목공을 시작했으며 지금의 대목장이 되었다고 한다.
마치 신 내림을 거부하다 무속인의 길을 가는 사람들 마냥 그는 목공일이 싫어서 도망을 치듯 나왔지만 어느 날 자신을 보면 다시 사찰에서 목공일을 하고 있어 자신의 업보(?)라는 생각을 가졌다며 뭔가에 홀려서 다시 돌아오곤 했다고 회상한다.
이를 두고 사찰 짓는 일을 자주하다보니 스님들을 많이 알고 지내는데 몇 명의 스님이 이생에서 목공으로 공덕을 많이 쌓으라는 계시를 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형찬씨 자신도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목공의 대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후에는 목공일이 잘 풀렸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으며 사천시 곤명면의 신해사 사찰을 비롯해 통도사 극락암의 요사채(주로 스님들이 머무는 시설들로 구성된 장소)와 서울 봉은사 요사채 공사 등 전국 유명사찰 공사들을 수없이 하고 있는 지금의 대목공 이형찬을 만나게 된다.
그는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재무이사직을 맡고 있고 협회 시험 감독관을 맡는 등 국내 대목공으로 잘 알려진데다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인 신응수씨와 배희한씨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제2고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사천에서 영남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인재를 양성하고자하는 게 그의 남은 꿈이자 해야 할 책임감이다.
전국에서 충청남도까지는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가 설립돼 운영 중인데 반해 경남과 경북지역만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가 설립되지 않아 인재양성이나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그는 조만간 영남지역을 아우르는 협회 설립은 물론이고 지역에 맞는 목공인들을 양성하고 교육해 나가겠다고 이형찬 대목공은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최근에 치목장을 아주 큰 넓은 장소로 옮기고 여기서 여성인력 2명 등 목공전문 양성반을 결성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 땀 한 땀 다져가고 있다.
치목장(治木場)은 한옥을 짓기 위해 원목을 다듬어 쓸모있는 목부재로 만드는 일을 하는 장소를 말하며 흔히 교육생들의 실습장이기도 하다.
대목수 과정에서 직접 치목을 해보고 또 한옥을 지어보면서 몸으로 느끼는 치목을 통해 많은 것을 직접 느끼고 현장에서 작은 실수들도 예비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곳이다.
“산에서 저 홀로 수 십 년 살던 나무를 베어내어 목수의 손길로 잘 가꾸고 다듬어서 한옥의 뼈와 살로 다시 태어나게 하여 수 백 년을 더 살게 하는 것”이 대목수라고 칭하는 정의라 한다면 원목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리는 사람과 나무를 오래 살게 하는 장인 바로 이형찬 대목수 이며 사천의 자랑이 될 것이다.
한편 대목장은 큰 건축일 및 그 일을 잘하는 목수를 말하며 중요무형문화재로 기능보유한 자로 건물을 설계하고 공사의 감리까지 겸하는 까닭에 그 소임이 막중하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목조 건축이 발달하여 궁궐이나 사찰건물이 모두 목조였으며 목수에게 주어진 책무가 막강했다.
정천권 기자 ckjung8226@naver.com 2020년 07월 23일 10시 49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
|
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