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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의 역사와 유적지를 찾아서(36)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일제가 만든 격납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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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읍에서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사천강 인근 성황당산 북쪽 기슭에는 제대로 조명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군데군데에 금은 가 있지만 원형이 그런대로 보존되어 있는 일본군 비행기 격납고가 있다.
평화로운 사천에서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의 현장이었던 이런 시설물들은 일제의 야망으로 비롯된 군사기지로 활용하였다는 역사적 사실과 죄 없는 주민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실태를 보여주는 군사 시설 유적이다.
「사천 항공63년사」에 따르면 1939년 일제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사천평야에 사천 군용비행장 건설에 들어갔다. 건설공사 도중에 미 공군의 공격이 있었고,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엔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것으로 유명한 B29 편대가 사천비행장 항공을 날아다녔다.
그러니 사천 사람들에게 항공과의 첫 만남은 그리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비행장 건설에 강제 동원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고, 평화로운 삶터가 살벌한 전쟁터로 바뀔 수 있다는 두려움에 치를 떨어야 했을지 모른다.
일본군이 태평양전쟁에서 잇따라 패전하면서 본토사수의 필요성이 절박해지자 미군의 오키나와 점령과 독일군의 항복으로 궁지에 몰리자 일본은 본토를 지키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였다. 사천비행장은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항복을 선언하자 일본군은 사천비행장에 전투용 항공기를 비롯한 각종 군수 물자를 버려둔 채 물러났으며, 패망한 일본군의 각종 진지와 무기는 미군들에 의해 파괴되거나 수장되었다. 광복 후 사천비행장은 유엔군이 관리했고,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엔 초등훈련비행전대가 이곳을 기반으로 창설했다.
사천공항은 1964년엔 공군비행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이보다 2년 앞선 1962년엔 광주에 있던 육군항공학교가 사천으로 옮겨와 10년간 머물며 회전익 교육의 장을 열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1970년대 초 대통령령(제 4598호)으로 사천비행장 설치를 공식화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같은 일제의 격납고이지만 제주도 알뜨르 비행장의 ‘남제주 비행기 격납고’와 밀양시 상남면의 ‘밀양 구 비행기 격납고’ 두 군데는 문화재청에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문화재청에 등록된 우리 사천시의 문화재는 국가등록문화재,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경남 및 국가 유·무형문화재, 기념물, 경남문화재자료 포함 총 59종이다. 현재 남아있는 격납고에 대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록문화재는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가치가 커 지정, 관리하는 문화재이다. 개화기부터 6·25전쟁 전후에 건설·제작·형성된 건조물·시설물·문학예술작품·생활문화자산·산업·과학·기술 분야·동산문화재·역사유적 등이 주 대상이다. 등록 주체는 문화재청장이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그 외에도 사천에는 노산공원 아래에 보이지 않게 쌓아 덮어둔 땅굴, 각산 산불감시초소 아래 사라진 동굴 2기 그리고 와룡산 용두봉 중턱의 초소(哨所) 형태의 구조물 등이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수탈의 현장이었던 시설물에 대한 조사와 연구용역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 문헌 : 사천 항공63년사, 팬저의 국방여행
문화부장 김진식
kimarami2005@naver.com 2021년 01월 28일 10시 53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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