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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석종근과 함께 “그림으로 읽는 한자 세상”
한자는 그림문자이다. 현상을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형상의 그림으로 그려 보는 연습을 하면 현상이 보인다. 여기에는 상징성의 단순화, 철학성의 객관화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사천의 역사와 유적지를 찾아서(74) 사천시 근현대사Ⅰ

  일본의 음모로 1910년 강제로 국권 상실 후 많은 한국인들은 생존을 위해 혹은 일제의 강요로 인해 일본(사할린 포함)으로, 만주로, 연해주로 또는 하와이 등지로 이민을 떠났다.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온 많은 실향민들과 피난민들로 경기도 일대와 서울 해방촌 그리고 부산에는 난민촌이 형성이 되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곳에서 성장하고 생을 마감하던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따뜻한 항구도시 삼천포는 진주출신인 선친 때부터 정착을 하였다. 일제의 손에 이끌려 만주 벌목공에서 도망쳐 나와 남쪽 끝까지 걸어서 도착한 곳으로,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이 아닌 3세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고향이란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 이라는 정감을 주는 말이다. 나의 과거가 있는 곳이며, 정이든 땅이며, 내 마음에 새겨진 아름다운 별천지다.
때때로 즐겁고, 힘들고, 어렵게 살다 보면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고,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각산 오르기 전 공동묘지에서 썰매놀이 하면서 백옥같이 하얀 속살의 삐비 따먹고 다람쥐처럼 뛰어 놀았고, 한내도랑에서 목욕도 하고 고무신에 송사리 잡고 물장구치기도 하였다.
1980년까지 운행된 기차 철로에서 전쟁놀이도 하고 마당이 넓었던 망산공원 아래 고아원 공터에서 여자 애들은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남자 애들은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을 하며 놀았던 기억이 선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난하지 않았다. 모두가 가난했기에 적어도 남과 비교당하는 고통을 몰랐다. 이제는 퇴색해버린 사진첩 속에서 아련한 추억으로 떠올라 기억의 저편으로 아스라이 사라져갈 뿐이다.
1995년 5월 10일 지방행정구역개편에 따라 당시 사천군과 통합되어 사천시가 되었다. 따라서 지명이 사라진 일제강점기 삼천포를 주 무대로 삼아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위주로 이 책속에 담았다.
사천을 두루 다녀보지도 못했고, 지역 터(토)박이들의 목소리를 전부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꿈을 꿀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잘 보존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지역의 문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자료를 수집하고 후대에 전승하는 일은 시민들에게 애향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중요한 일이다.
사천 관련 고문헌, 일반도서, 필사본, 잡지, 지도, 사천에서 간행된 자료, 사천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한 인물에 관한 자료, 사천의 성장과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 등을 확보하여 보존하여야 한다.
한때 쥐치포 가공 산업이 호황이었던 과거의 삼천포처럼 아이들과 노인들이 살아가기 좋은 교육, 쇼핑, 의료, 자연환경, 교통 등이 편리한 고향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결국,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미래화 하는 일은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몫이다.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하여 모든 사람이 혼자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사천 건설을 기대해 본다.
□ 도서명 : 사천근현대사Ⅰ
(신문을 통해본 일제강점기 일본 이주민과 삼천포 사람들의 생활 엿보기)
□ 내 용 : 삼천포지역의 식민 침탈로 이주했던 일본인들과 그 당시 삼천포사람들의 사회생활 모습 등이 담겨져 있다. 다소 부족한 내용일 수 있지만 이것을 밑그림으로 삼아 정확한 사천근현대사 연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네거티브 헤리티지(negative heritage)란 부정적인 문화유산을 말한다. 암울했던 시절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내기란 쉽지 않다. 불편하고 어두운 기억 속에 부끄러운 식민지 역사라고 감출 것이 아니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이기에 미래 세대에 평화를 위한 마중물이면서 반전과 평화 교육의 장으로 보존해야 하는 것이다.”
□ 저 자 : 김진식(사천향토사연구가)
사천신문 문화부장,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이사(운영위원), 사천다물연구회 연구위원, 우보 박남조 선생 시조시비건립추진위원회 자문위원
□ 발행 : 2021.09.01.
□ 인쇄 : 봉화대(사천신문)

문화부장 김진식
kimarami2005@naver.com

2021년 12월 16일 10시 11분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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