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의 대출이 늘면서 도내 여신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지원책으로 당장 대출은 가능했으나 향후 금리 인상,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한 부실 발생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경남지역본부는 6일 발표한 ‘2021년중 경남지역 여수신 동향 및 주요 특징’에서 지난해 도내 중소기업 중심으로 여신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2021년 말 경남지역 예금취급기관 여신 잔액은 138조2000억원으로 연중 11조원 늘어나 7조1000억원이 늘어났던 2020년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도내 기업대출은 약 8조9000억원,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약 7조7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기대출 규모는 기관별로 살펴봐도 예금은행이 4조4000억원, 비은행기관이 3조4000억원으로 각각 3조4000억원, 2조6000억원을 기록했던 2020년 보다 대출 규모가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중기대출 증가폭 확대를 두고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18조 증액, 정부의 소상공인 특례보증 등 정책자금 지원, 경기회복에 따른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에서 주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제조업설비투자실행BSI, 기계류(산업, 수송기계) 수입액 등 경남지역 기업들의 설비투자 관련 지표가 상당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대응으로 원리금 상황 유예를 포함한 소상공인 지원자금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들의 향후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경우 대출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의 경우 2021년 2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도내 주택매매가격이 오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1조3000억원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가계대출 증가가 대부분 예금은행을 통해 이뤄졌던 2020년(예금은행 +9000억, 비은행 -2000억원)과 달리 2021년에는 정부의 은행권 대출총량규제로 대출 수요가 상당수 비은행기관으로(예금은행 9000억원, 비은행 1조1000억원) 옮겨간 것으로 파악됐다.
수신은 최근 7년 중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2021년중 경남지역 예금은행 수신(8.1%)이 서울(13.6%), 인천(10.7%)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1년 말 경남지역 예금취급기관 수신 잔액은 135조7000억원으로 연중 8조1000억원 증가해 2020년 6조6000억보다 규모가 커졌으며 주로 보통예금과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늘었다. 2021년 비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강화 등 대출규제 강화가 예상되면서 대출 선수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대출을 미리 받아둔 자금이 주로 수시로 입출이 가능한 보통예금에 예치된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따른 자산가격 조정 우려 등으로 대출된 자금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대기자금으로 머무르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