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경남·부산·울산)이 최근 10년간 전국 경제권역 중 인구 유출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같은 경우 동남권 3개 광역 지자체 중 역외 순 유출 규모가 가장 컸는데, 권역 내에서는 오히려 부산·울산 인구를 흡수했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제연구원은 지난 6일 <동남권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동남권(경남·부산·울산) 역외 순유출 인구는 총 27만 8000여 명이었다. 이 기간 전입 인구는 156만 9000여 명, 역외 전출 인구는 185만 7000여 명이었다. 동남권은 순 유출 권역(동남권·대경권·호남권) 3곳 중 인구 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제주권은 오히려 유입 인구가 늘었다.
경남은 동남권 역외 순 유출 인구가 11만 8000여 명으로 권역 내에서 가장 많았다. 부산·울산 역외 순 유출 규모는 각각 11만 5000여 명, 5만 5000여 명이었다. 다만, 동남권 내 인구이동 흐름만 봤을 때, 오히려 경남은 부산·울산 인구를 흡수하고 있었다. 10년간 다른 두 도시 인구 9만 1000여 명이 경남으로 순 유입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 8만 5000여 명, 울산은 5000여 명의 인구를 잃었다.
경남 인구 역외 순 유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울(4만 3900여 명)이었다. 그 뒤를 경기(2만 7600여 명), 충남(9000여 명), 경북(5900여 명), 대전(5400여 명), 충북(5200여 명), 제주(4700여 명), 전남(4400여 명), 세종(4000여 명), 인천(3300여 명), 대구(2200여 명), 강원(2000여 명), 전북(900여 명) 등이 이었다.
통계청 국내 인구 이동 통계를 보면, 10년간 경남 도내 18개 시군 중 인구가 순수하게 늘어난 곳은 산청군이 유일했다. 동남권 역내·역외를 가리지 않고 이 기간 2016명의 인구가 산청에 들어왔다. 보고서는 산청군의 적극적인 귀농 귀촌 정책, 통영대전고속도로 개통 후 접근성 개선 등의 요인이 인구 순 유입에 이바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동남권은 15~24세 인구가 교육 문제로 수도권으로 떠나는 '1차 인구유출'이 6만 4000여 명, 20~29세가 '직업' 문제로 수도권으로 가는 '2차 두뇌유출'이 13만 2000여 명으로 두 항목 모두 전 경제권역 중 가장 많았다.
BNK경제연구원 원장은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을 막으려면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정책 속도·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지역 미래를 결정할 주요 현안에 과감히 투자·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자체에는 핵심 인적 자본인 청년층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게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 △창업 생태계 조성 △우수 일자리 창출 △종합적 이정표·전담조직·관련제도 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