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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보(凡甫) 김인배 작가의 발자취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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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시인의 문학관이 있는 노산공원 정자 끄트머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101카페’ 다락에는 사천 출신의 소설가 범보(凡甫) 김인배 작가의 서재가 있다. 그가 생전에 소장하고 있던 수많은 책들과 작가의 저서를 비치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귀한 자료들이 분실되고 있는 실정이 매우 안타깝다.
김인배 작가는 1948년 사천시(삼천포항) 동동 출신으로, 바다를 보며 성장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는 삼천포 바다가 소설적 토양이 되어 나타나곤 한다.
‘등대곶’, ‘환상의 배’, ‘극락선’, ‘바람의 끝자락을 보았는가’ 등 그의 중, 장편 소설 속에는 삼천포 앞바다와 각산개, 대방, 실안 바다가 작품 속에 잘 묘사되어 있다.
김인배 작가는 1975년 당시 권위 있는 문예지인 <문학과지성>에 소설가 신인 발굴로 등단하였다. 그 후, <문신>, <하늘궁전>, <비형랑의 낮과밤>, <바람의 끝자락을 보았는가>, <후박나무 밑의 사랑>, <오동나무 꽃 진 자리>, <열린 문 닫힌 문>의 소설집을 출간하였다.
작가는 태어나서부터 학창시절을 삼천포에서 보냈다. 삼천포초등학교, 삼천포중·고등학교에서 문예뿐 아니라 미술과 웅변, 체육에까지 다방면으로 재능을 보이며, 학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어, 학창시절 내내 반장과 학생회장을 도맡아 하곤 하였다.
1982년 <현대문학>에 이 달의 소설로 ‘물목’이 수록되었는데, 작가와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고, 조명화 감독에 의해 영화 ‘물목’도 만들어졌다.
이러한 연유로 서울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이 김인배가 누구인지를 찾게 되었고, 상경하여 함께 활동할 것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진주에 직장을 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결국 서울행을 포기하고 지방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서울과 지방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1980년대 당시 촉망받던 소설가 강석경, 김원우, 김채원, 손영목, 이문열, 윤후명, 유익서 등 젊은 작가들과 <작가> 동인으로 활동하며, 소설 동인지를 내었다. 그 후 현대문학이나 한국문인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문학’이나 ‘한국소설’, ‘동서문학’ 등 문예지에 소설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한동안 소설을 잠시 접고, 우리말과 한일고대사 연구에 매진하여 왜곡된 한일 고대사를 바로잡는 글을 <문화일보>에 20회 연재하였고, <고대로 흐르는 물길>, <역설의 한일고대사 任那新論>를 집필하여, 또 한 번 언론과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또, 국문학도로서 우리말 연구서인 <전혀 다른 향가와 만엽가>, <일본서기 고대어는 한국어>, <일본 천황가의 한국식 이름 연구, 神들의 이름> 등을 내어 신문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진주 삼현여고 국어교사를 거쳐 진주교육대학교와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국제펜클럽 및 한국문인협회와 경남문인협회에서 쭉 활동하였다. 경남신문 소설부문 신춘문예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경남문학의 발전에도 기여하였다.
범보 김인배 작가를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그의 작품의 바탕에는 고향인 사천의 정서가 면면히 흐르고 있으며, 나아가 전국적으로 활동한 작가로 한국 문단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태에 문학과 예술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만, 높은 정신 세계를 지향하는 문학과 예술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샘물처럼 맑은 정신을 고양시켜 주는 매개체가 된다.
사천이 문학과 예술의 고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 묻혀져 있는 인물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문학과 우리말과 한·일 고대사 연구에 매진한 인물을 발굴하여 후대에 알리는 일이야말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1월 19일, 더 많은 작품을 낼 수 있는 열정이 있었지만, 암 투병 중에 만 70세로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이 못내 안타깝다. 유고(遺稿)작을 완성해 놓고도 미처 세상에 내지 못한 채 떠난 것도 몹시 아쉬운 마음이다.
앞으로, 작가의 소설적 배경이 된 삼천포 바다가 보이는 곳에 문학비 건립과 작가의 흘륭한 저서와 작품 세계를 전시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마련되어 소중한 자료들이 없어지지 않고, 동시대와 후세대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범보 김인배 작가
기념사업회 김도숙 2023년 06월 29일 10시 04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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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