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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보(凡甫) 김인배 문학세계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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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문학과 지방문학의 간극
우리문학은 80년대 이후부터 지방 문학지들이 중앙집권주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지방 자치적 성격을 띤 부정기적인 동인지 무크지가 활발하게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90년을 전후로 지역문학의 발전이 과속화되기 시작하면서 지역 간의 문학 범주가 좁혀져 온 것이 사실이나 중앙문학과 지방문학의 간극이 평균화 현상을 보이지는 못했다. 서울문학이 서울의 지방문학의 성격을 띠고 지방과 지역 간의 문학이 특수한 성격을 가지면서 현대문학의 변화와 균형을 공유함으로써 가장 지방적인 것이 지역적인 것이고, 민족적이며, 한국적인 이미지의 텍스트화된 균형적인 발전을 하고 있으나 사회적 구조상 중앙과 지역 간의 간극은 더 이상 좁혀지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이제는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지역적인 것이고,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문화인 것이다. 문학도 지역 간의 문화에서 많은 벤츠마킹을 해왔다. 그러나 벤츠마킹이라는 것이 유행의 과속화로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퇴색되기 일수다. 이제는 지역 지방간의 벤츠마킹이 아닌 크레이션(creation) 창조적이고 창작적이어야 한다.
지방 지역간의 문학예술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형식과 창의적인 기반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존재의 가치마저 잃을 수 있다.
문학은 정신적인 삶이며, 인문학은 인간을 공부하는 것이고 교육적인 출발에서 문화적 실현 보편화된 종교와 대중간의 가교적인 역할을 해 옴으로써 인류 문명의 중요성과 가치성은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지방문화 지역문학예술은 자치단체의 행정적 지원이 없이는 그 존재감마저 잃을 수 있다. 자치행정과 지역문학예술인들과의 이해와 소통이 충분이 공유되어야 하며 행정 절차 또한 많은 개선의 필요성에 따른 문화적 기반 토대를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지방행정과 지역 간의 문화적 이해와 소통의 거리에서 지역 문화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발지중(未發之中) 문학 예술적 문화에 대한 그 중요성은 알지만 진작 무엇이 중요하고 소중한지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자치단체의 행정은 복지부동적인 자세에서 문화의 균형적인 발전을 잃거나 늦추어지는 일변이 많은 것이 지역 행정의 현실이다. 따라서 지방문화 문학의 계승 발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지방문학의 현실이며 그 간극은 극도로 멀어지고 있다.
생애 와 작품 활동
김인배 호(號)는 범보(凡甫) (1948~2019) 삼천포읍 동동 206-20번지 4남 1녀 둘째로 태어났다. 조부는 한의사였고 아버지는 교육자로서 한의사였다.
선생은 삼천포 초등학교, 삼천포 중·고등학교, 진주교육대학, 동아대학 국어국문과 박사과정 수료했고 진주 삼현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를 거쳐 진주교육대학 객원교수, 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강사, 경남문인협회 초대부회장, 국제펜클럽회원 동아시아 고대학회 회원,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작품 활동과 배경
1975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중편 소설 〈방울뱀〉으로 문단에 나왔다.
1981년 소설가 이문열 유익서 윤후명 김원우 강석경 김채원 김상열 서동훈 손영목 정종명 정소성 황충상 등과 함께 《작가》 동인으로 활동.
1982년 《작가》 민음사. 〈환상의 배〉 발표. 《현대문학》 12월호 〈물목〉 발표.
1984년 《문예중앙》 〈봄호 후박나무 밑의 사랑〉 발표. 《작가》 제4집 창작예술사 〈문신文身〉 발표. 《문예 정신》 〈귀적鬼籍〉 연재. 《소설문학》 〈섬에서〉 발표.
1986년 《동서문학》 2월호 단편 〈지붕 밑 방의 시詩〉 발표.
1987년 《하늘궁전》 문학과 지성사. 출판.
1988년 《현대문학》 1월호 단편 〈독요초獨搖草〉 《문학정신》 5호 중편 〈망명의 섬〉 《문학사상》 12월호 단편 〈고삐〉 발표. 소설집 《문신文身》 고려원 출판.
1989년 《문학정신》 4월호 단편 〈골무〉 발표. 《동서문학》 5월호 단편 〈어항 속의 올챙이〉 발표. 《경남문학》 봄~겨울호 중편 〈弔喪曲〉 연재.
1991년 《일본서기 고대어는 한국어》 빛남 출판. 김인배 김문배 공저共著 출간.
1992년 《후박나무 밑의 사랑》 문학과 지성사 출판. 《문예정신》 겨울호 〈향가의 재해석〉 연재.
1993년 《전혀 다른 향가 및 만엽가》 우리문학사. 김인배 김문배 공저共著 출간.
1994년 10월~1995년 《문화일보》 〈任那日本府說의 진실 한. 일 고대사를 파헤친다〉 연재.
1995년 《한일 고대사 연구서. 고대로 흐르는 물길》 세종서적. 출판. 《임나신론任那新論 역설의 한일 고대사》 고려원. 출판.
1998년 장편 역사소설 〈이승의 먼 바다〉 경남 매일신문 연재.
2007년 《경남문학》 봄호 〈김인배 집중조명〉 《경남 펜 문학》 5집 〈엄마의 정원〉발표
2008년 《비형랑의 낮과 밤》 문학세계사.출판
2009년 《우리말 연구서》 〈신들의 이름〉 오늘출판사. 김인배 김문배 공저.
2010년 《한국소설》 8월호 중편 〈그 무덤 속 〉 발표.
2011년 《경남 펜 문학》 7집 단편 〈핑계〉 발표.
2012년 장편 《바람의 끝자락을 보았는가》 황금알출판사. 《거제문학》 특집 〈해양에 대한 문학적 인식의 재고〉 발표.
2015년 장편 《오동나무 꽃 진 자리》 푸른사상 출판. 《진주한글》 창간호 〈향찰의 표기 원리에 위한 만엽가의 새로운 해독〉 기고.
2016년 《월간문학》 9월호 〈향가의 탐색과 재인식〉 발표. 《진주한글》 2호 《화랑세기》 필사본. 신라향가. 〈미실의 노래에 관한 소고小考〉 기고.
2017년 《월간문학》 2월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 김인배 소설가 조명〉 《진주한글》 3호 〈문화 콘텐츠로서 월이 전설 소재의 활용 방안가 전망〉 기고. 《사천문학》 18집 출향작가 특집 소설〈살아진 골목〉 발표.
2018년 《한국소설》 7월호 중편 〈달빛재 너머 바닷가 외딴집〉 발표. 대하소설집 《열린 문 닫힌 문》 황금알 출판.
2019년 1월 19일 작고. 유고 작품집 《이상하고도 야릇한 여섯 편의 이야기》 황금알 미출간.
주요작품집 수록 목록
1987년 《한국문학전집》 금성출판사.
1988년 《우리시대의 소설》 정음사.
1989년 《정통 한국문학대계》 어문각.
1991년 《우리시대의 한국문학》 계몽사.
1995년 《한국해양문학선집》 〈한국경제신문사〉 《문인인명사전》 등재.
“강은 흘러도 새롭다” “물목”
독일의 시인 그리스트 폴은 “강은 흘러도 새롭다”. 인류의 문명은 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강줄기를 타고 그 물줄을 따라 인류의 문명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문명은 강이자 바다의 연결선이 된다. 강은 단 하루도 멈추는 법이 없다. 그러므로 강으로부터 인간의 삶은 고됨과 새로움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었고 그것은 또 다른 문명을 만들면서 강은 역류하지 못하고 강은 흘러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
문학작품 속에서 강이 주는 소재와 이미지는 많다. 금강하류 군산 인들의 삶을 배경으로한 소설 탁류는 최만식의 강이고, 섬진강 토지는 박경리 강이며, 타오르는 강 대하소설 영산강은 문순태 강이 된다. 민족주의자로 열혈 독립운동가가 된 소설낙동강은 조명희 강이고. 소설 “물목”의 배경인 남한강은 범보 김인배 강이다.
소설 “물목”은 남한강으로부터 시작된다. ‘말밭나루’에 낮에 소금배가 닿았다. 서해 명산 새우젓 항아리와 소금 가마니를 잔뜩 실은 상선들이 동강과 옥동천으로 모여들면 이제부터 우다위가 설치기 시작한다. 그러면 객주집 마당에는 남사당패들이 한바탕 놀이를 펼치고 그 여름밤 객주집 마나님 묘련은 열여섯 해 전 여울목에서 뜻밖의 외간 남자에게 난질당한 그날 밤을 떠올리게 되고. 강변 나루에는 왜놈 순사들이 우다위의 아편 밀매가 이뤄진다는 이유로 언죽번죽 터무니없는 까탈을 부리며 은근히 정기적인 상납을 요구했고, 또 이유 없이 사람을 얕잡아 보며 태깔스럽게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일확천금을 꿈꾸며 조선을 건너온 마쓰모토가 금광 채굴권을 놓고 조선인들에게 사기행각을 벌리고 묘련의 딸 항아는 남사당패 사내에게 사랑에 빠진다. 남사당패 사내는 자기 아버지 금광을 일본인사기꾼 왜놈 마쓰모토에게 사기를 당하고, 사기꾼 마쓰모토를 찾아 사당패에 몸을 담고 전국을 떠돌다 항아와 사랑에 빠지면서 밀밭나루 거간꾼이 된 마쓰모토를 살해하고 항아와 함께 한양으로 떠나는데. 묘련은 딸 항아에게 아버지 제삿날 제사를 올린 훗날 가라며 머리를 올려주는데.
물목은 일제강점기로 시작하여 남한강 일대 조선인들의 삶의 형태와 금광채굴로 인한 조선인들의 시대 사항과 남한강을 놓고 펼쳐지는 민족적 삶들을 잘 그려낸 근대를 배경으로한 작품으로 1982년에는 조명화 감독 “물목”이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져 개봉되어서나 흥행이 되지 못하고, 한국영화사에 기록물로 남게 되어 아쉬움을 샀다. 소설 “물목”은 시대적상황이나 배경 인물 묘사에 대한 골격은 매우 뛰어난 반면에 단편작이라는 점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세계 명작들이 장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한강으로 회돌고 나오는 그들의 삶과 애한을 그린 “물목”은 일제강점기를 통한 우리시대의 시대적 삶과 예술적 산물이라 하겠다.
“환상의 배” “각산은 가을이다”.
조선 초기 문신 학자인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시에서 남쪽으로 오면서 가는 곳마다 깨끗하게 높지 않은 곳이 없네/ 삼신산이 보일 듯 바다 머리 가까운 곳이라/ 외딴 섬에 연기 비겼는데 심수(深水) 저물었고/ 거친 성에 해 지니 각산(角山)에 가을이로다/ 놀랜 물결 밤에 교룡굴(蛟龍窟)을 흔들고/ 남은 눈(雪) 향기가 유자 물가에 풍긴다. 서거정의 시 深水 저물었고 角山은 가을이다 는 매우 평화로운 서정적 형식을 띠고 있고 각산과 각산개의 옛 풍미를 그대로 드려내고 있는 바닷가의 영원한 삶의 존재감을 잘 보여주는 각산개의 정치를 보여주는 반면. 작가 김인배는 어느 날 고향 각산개 해변을 거닐다 문득 유년시절 “환상의 배” 흰수염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제는 모든 것이 변해버린 풍문도 낯선 타양에 온 듯한 고적감과 무료감을 달래길 없을 때 해변의 물결들이 과거적 영상으로 떠올랐다.
소설 환상의 배는 삼천포 옛 자연의 모습과 삶들이 영상처럼 그려지는 각산(角山)개의 정치를 유감없이 생생히 그려낸 작품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푸른 바다 해변 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멸치막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모래언덕 해안사구 그곳이 바로 각산개다.
‘학섬 소나무가지에 학들이 수없이 날아들고 서녘 바다에는 핑크빛 노을이 물들고, 바다는 신비로운 비취색으로 변하였다. 인간적이라고는 없는 너무나 친밀한 그 바다의 표정에 홀로 해안을 타고 꿈꾸는 걸음으로 천천히 걸었다’.(작품 중에서)
작가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멸치막에서 자랐고 각산개의 자연과 삶의 형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삼천포 앞바다 늑도와 학섬 사이로 빠르게 흘러가는 물결의 깊은 소용돌이 밑에는 거대한 소라고둥이 살고 있어 그것이 슬피 우는 소리가 먼 데까지 들릴 때는 필경 해일이 인다는 전설을 외할아버지로부터 들었고 유년시절 바다와 함께 잊을 수 없었던 것은 “환상의 배” 흰 수염 할아버지였다. 흰 수염 할아버지는 나의 친구였고 할아버지는 한 번도 먼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를 나가는 일이 없었다. 마을 사람들의 쑥덕공론에는 젊어서 가지가지 기막힌 풍상을 다 겪은 사람이라고 했다. 1948년 보도연맹에 연루되어 사형장에 끌려갔다가 총탄에 맞고 쓰러졌으나 가벼운 상처만 입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고향으로부터 먼 곳으로 도망쳐온 곳이 바로 각산개였다.
이제는 각산개의 옛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각산개라는 지명마저도 가물가물하다. 문명의 변화 속에서 멀어져 까마득한 소설속의 이야기가 되었다.
작가도 노인이 젓는 조각배에 삐걱삐걱 노 젓는 소리만 들릴 뿐 꿈속에서나 아득히 그려지는 흰 수염 할아버지마저도 확실하게 믿을 수가 없는 먼 이야기가 되었다고 회고한다.
작가는 “환상의 배”에서 각산개의 아름다운 옛 풍광의 자취와 흰 수염 할아버지의 한 인간의 삶과 시대적 이념에서 겪어야 할 수밖에 없었던 풍상과 고통을 수반한 민족적 비극 상을 은근한 고발고자로 그려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작가는 교육자이고 역사학자라는 사실을 관망하지 않을 수 없다.
“행복도 훈련 받아야 한다”
“니체는 행복도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냥 두면 면밀의 흔적들은 사라질 것이다. 누군가의 문학적 예술세계를 기념하거나 평하는 것은 그를 미화 시켜 영웅시 하거나 신격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 후세대들의 정서적 문화와 보다 인간적인 삶의 가치를 높이고 계승하자는데 있다.
문학의 보편적이고 궁극적 지향적인 점은 진정한 인간다운 삶의 현실에 있는 것이다. 인문학이란 인간을 공부하는 것이며 문학은 대중과 보다 접근성 있게 공유하고 호흡하며 삶의 가치를 높이자는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다운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인 것이며 사람 냄새 나는 사람 사는 세상이야기인 것이다. 니체의 말처럼 행복도 친숙함과 익힘이 피부 적으로 필요한 것처럼 대중과 인문학의 거리를 좁혀 줌으로써 사회적 정서와 안정감을 줄 때 삶이 진정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묻고자 할 것이다. 그것이 인문학이고 문학인 것이다.
김인배 선생의 문학세계가 보다 가치 있는 문학세계에서 길이 남기를 소망한다.
시인 평론 희곡작가 박대을 2023년 07월 27일 10시 10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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