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영향으로 올 들어 5월까지 근로자의 평균 실질임금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상용근로자의 누계 월평균 임금총액은 397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동기와 임금총액을 단순 비교하면 2.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었다. 올들어 5월까지 누계 월평균 실질임금은 359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366만원) 대비 1.7% 감소했다.
통장에 들어온 월급이 9만5000원 늘었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월급은 오히려 6만3000원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연초부터 5월까지 누계 실질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2021년 1월부터 5월까지 누계 실질임금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마이너스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명목 임금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이 하락한 것은 높은 물가가 영향을 미쳤다. 물가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점점 하락해 4월에는 3.7%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울들어 5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였다. 지난해 동기 물가상승률은 4.3%, 2021년은1.9%, 2020년은 0.5%였다.
월별로 따져봐도 실질임금은 석달째 떨어졌다. 5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370만3000원으로 1년 전(359만2000원)에 비해 3.1% 올랐지만 실질임금은 333만9000원에서 333만2000원으로 0.2% 하락했다.
실질임금은 지난해 기록적인 고물가로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2월 잠시 반등했지만 다시 석달째 하락하고 있다. 다만 하락폭은 지난 3월 2.6%에서 4월과 5월 0.2%로 줄어들었다.
한편 5월 전체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4.7시간으로 전년동월 대비 7.1시간(4.1%) 감소했다. 올들어 5월까지 누계로는 월평균 156.4시간으로 전년동기 대비 0.2시간(0.1%) 줄었다.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증가 추세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수가 1인 이상인 사업체의 종사자는 1987만5000명으로 작년 동월(1945만 8000명) 대비 41만7000명(2.1%) 증가했다.
종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산업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으로 9만3000명(4.3%) 늘었다. 숙박음식업이 8만1000명(7.2%) 증가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