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현대사회는 전문가들의 분업으로 움직이는 사회이고 대학은 이러한 전문가를 만들기 위해 운용되는 제도이다.

홍정욱군이 목숨을 걸고 공부했던 것은 결국 전문가가 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시대에는 한 사람이 모든 분야를 배우고 더러는 최고권위자까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림도 없는 얘기다.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놓고 보더라도 전문가가 되지 않고서는 어느 분야에서건 명함을 내밀기가 어려운 세상이고 앞으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은 머리를 싸매고 노력한 끝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리, 즉 대학교에 온 것이다.

세계인류가 되려면 그런 교육이 가능한 곳에 가서 도전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성격이나 재능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이광요 수상이 가르쳐준 다른 길을 택하도록 하라. 카이로 대학에서 공부해서 국내최고의 아랍전문가가 될 것이고 브라질에서 몇번 구르면 최고의 브라질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요즘 유행어가 된 범세계화의 진짜 의미다.

둘째, “높은 뜻”을 가져라. 거칠게 없는 몸이니 아무리 높은 뜻을 가져도 이 세상에 그걸 나무랄 사람은 없다. 맹자는 “군자는 무엇을 제일로 쳐야 합니다?”라는 질문에 “뜻을 높이 가지는 것”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러니까 높은 뜻을 키우면 힘 안들이고 군자의 제일 요건까지 갖추는 셈이다.

나의 경우도 정말 터무니 없이 높은 뜻을 키웠다. 말은 간단하지만 높은 뜻이라는 것을 이름만큼이나 가지각색 아닌가. 불세출의 배우가 되는 것, 소월을 능가하는 시인을 꿈꾸는 것, 빌게이츠를 때려잡을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겨냥해도 무방하다. 여하튼 누구든 높은 뜻을 반드시 가져야 하고 그래야만 대학생활은 철근이 들어있는 진짜 콘크리트가 될 것이다.

셋째,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라. 요즘 많은 사람들이 민중의 중요성을 말한다. 일종의 시대적 유행어다. 하지만 역사를 이끌고 창조하는 것은 소수의 창의적인 사람, 즉 엘리트이지 민중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대학에 다니는 사람이 못 다니는 사람보다 결국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인류의 역사가 웅변해 주고 있다. 남보다 많이 배웠고 그래서 더 잘난 사람들이 꼭 갖춰야 한 덕목은 사랑이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돌볼 줄 아는 마음, 나눌 줄 아는 마음 그게 사랑이다.

말은 이렇게 쉽고 간단하지만 이 말이 사회의 지도이념이랄까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작용했던 시대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가 6.25의 폐허 속에서 미국의 가축들과 생존경쟁을 하였다가 지금은 열한 두번째의 준 경제대국이 되고나서도 요모양 요꼴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지도층의 가슴속에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나누는 마음을 배우지 못했거나 배웠더라도 행동으로 옮길 줄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달라야 한다. 아무리 우리 나라가 선진국이 된다한들 여러분 즉, 21세기에 이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층의 영혼 속에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더 큰 불행을 약속할 뿐이다.

고개를 쳐들라!
가슴을 펴라!
그리고 당당하여 걸어라!

-엘리트학원장 김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