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을 일컫는 말이나 수식어들은 아주 많다. 가령 순수한 의미와 의지를 함축한 백의민족이라든지 배달민족, 멋을 알고 풍유를 즐길 줄 알며 ‘흥'이 무언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민족이라는 등의 여러 이름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흥을 안다는 말은 단순한 유희나 가무를 즐긴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참된 ‘흥'이란 생활의 정도에 맞는 행동과 노력 끝에 맛볼 수 있는 보람에서 출발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광범위한 정의이긴 하나 오늘날의 잘못된 놀이문화를 지적하고 있고, 참된 ‘흥'을 즐기는 놀이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대중매체의 발달과 아울러 너무나도 획일화되버린 문화 수용의 형태는 어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올바른 지각에 의한 문화 선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학교교육과 기타 과외적인 각종 학습으로 인하여 사실상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데 부족함이 있다.

이런 청소년기의 생활 특성 때문에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짧은 여가를 보낼 바른 놀이를 찾는데 심사숙고하는 일이 드물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 기성 세대들. 해 주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학교 주변의 유해한 환경들 가령 초·중·고교 옆에 아무런 제재 없이 난립해 있는 유해한 각종 업소들과 그것을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는 어른들의 묵인 속에 우리 청소년들은 분별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각종 단체에서 청소년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이벤트 혹은 작은 문화 공간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힘을 쓰고 있다. 미약하고 한정된 발전이긴 하나 이런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보다 질 높은 청소년의 놀이 문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문화도 향상 될 것이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할만큼 감정의 변화 폭이 심하고 자아 정체성이 아직 미숙한 단계이다. 이런 시기에 접하게 되는 주변 환경이나 어른들의 행동은 충분히 그들의 모델이 될 수가 있다. 어른들의 언행일치와 청소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활을 반듯하게 꾸릴 수 있는 힘을 주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일본의 닌텐도 게임에 심취해서 여가를 보내는 것과 또 마땅한 놀이공간이 없어서 어른 흉내를 내며 방황하는 것 등을 어른들이 방관하는 자세로 지켜보다가 그 결과만을 꾸짖을 것이 아니라 어른다운 면모로 올바르게 지적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의 올바른 모델이 되려면 그들 자신의 문화생활 또한 바른 것이어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참된 ‘흥'이 무언지를 알고 설명해 줄 수 있는 아니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청소년의 놀이문화 및 전반적인 문화 또한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사천엘리트학원장 김종백-

1999.05.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