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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늘진 곳에도 새천년 햇살이 찬란하기를 』
우리들은 어느듯 20세기를 보내고 새 천년의 기대에 부푼 발걸음을 내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마다 가슴뛰는 사연을 지닌채 새해를 맞이 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곁에는 언제나 그늘진 이웃들의 아픈 사연들이 함께 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마냥 영원하기를 기대할 수 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염된 공기 속에서 호흡하는 사람의 처지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동짓날, 민족고유의 명절인 동지를 맞아 운흥사에서는 서구문화의 무분별한 수용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 문화를 되살리고자 동지문화제 자비의 팥죽나누기 행사를 하면서 여러 곳의 사회복시시설에 동지팥죽을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동복지시설인 사천시 신애원과 고성군 애육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들은 기껏해야 일년에 한 두어번 찾아가는 정도이지만 자주가는 봉사단체나 자원봉사자들의 느낌이야 더욱 절실하겠지요. 그 뒤로 그들을 만났던 잔영들은 쉽게 지울 수 없는 가슴속 아픔의 앙금이 되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 앙금들이 풀리게 될 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곳만이 아니라 수많은 곳에 그늘진 사연들이 자리하고 있음을 우리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러한 그늘진 곳에도 새 천년의 따사로운 햇살이 찬란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기원의 뜻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새로운 날마다 스쳐가는 이의 가벼운 미소에도 따뜻한 마음으로 감사해 하고 사람들의 가벼운 한 숨에도 보살의 마음되어 자비심을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편견과 독단을 뱀처럼 멀리하고, 자신만의 안락함은 종이배처럼 띄워보내고 되풀이 되는 허물없도록 보다 탄탄한 믿음의 끈으로 맺어 주옵기를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전에 기원드립니다.” 지난 한해, 참 좋은 인연이었습니다.
새 천년, 새해에도 모든 분들의 뜻하신 바 소원들이 순조롭게 성취되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능륜 스님 운흥사 주지-
-2000년 1월 3일 ~ 1월 9일자 5면- 2000년 11월 20일 14시 25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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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