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노랑 빨강 색 종이로
동생은 동생은
비행기를 접었어요

피아노위에 올라가
높이 높이 던지고
비행기처럼 팔을 벌려요

우리 우리 동생은
높이 높이 던져서
새처럼 날고 싶은가 봐요

<초등 1부 운문 장원 삼천포초등학교 2학년 김주원>

봄

드맑은 푸른빛
가맣게 먼 하늘아래

하나, 둘 하얗게 반짝이며
분분히 떨어지는 꽃비

순백색 눈부신 옷자락 추스리며
사뭇이 돌아내린다

낙화(落花) 연분홍빛 꽃바람
쓸고간 자리 살며시 머무는 봄

<중등부 운문 장원 삼천포여자중학교 2학년 정은별>

선생님 얼굴은 꽃밭

꽃이 핍니다.
상냥한 선생님 아름다운 얼굴에는
연분홍빛 벚꽃이
풀풀풀 눈처럼 핍니다.

꽃이 핍니다.
인자한 선생님 정다운 얼굴에는
하이얀 목련꽃
훨훨훨 나비처럼 핍니다.

꽃이 핍니다.
칭찬하시는 선생님 자상한 얼굴에는
빠알간 장미꽃
솔솔솔 향기처럼 핍니다.

꽃이핍니다.
꾸중하시는 선생님 화나신 얼굴에는
분홍빛 진달래꽃
활활활 불꽃처럼 핍니다.

꽃이핍니다.
언제나 꽃이피는 선생님 얼굴은
변덕쟁이 예쁜 꽃밭입니다.

<초등 2부 운문 장원 동성초등학교 4학년 장형남>

행복을 나눠준 천사

맑은 하늘아래 살랑살랑 나무가 고개를 흔듭니다. 모든 꽃들과 이름모를 풀들도 살며시 땅속에서 올라옵니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대지들. 문득 시골에 사시는 나의 천사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1층이였던 작은 그 학교에서 몇년을 다녔습니다. 산골버스를 타고 다녔던 친구들 우린 선생님과 막대기 하나들고 산에 올라갔습니다. 가서 예쁜 풀꽃을 한아름 따다 안고 나무위에 있는 벌집을 건드려보기도 했습니다. 벌에 쫓겨 아무곳에 도망가다 길을 잃은 적도 있었습니다. 걱정이 앞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길을 찾고 찾아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다섯친구는 강가에 가서 돌멩이를 주었습니다. 강가에는 작은 물고기 떼가 있었습니다. 고기를 잡으려다 그만 신발이 떠내려가서 울상이 된 친구가 있습니다. 한참을 내려가야 그 신발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과 바위에서 미끄러져도 재미있었고, 옷을 더렵혀도 재미있어서 선생님이 더 예쁘게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하루해가 다 저뭅니다. 슬슬 겁이 났습니다. 집에가서 할아버지께 꾸중을 듣는다는 생각뿐입니다. 매일 꾸중을 들어도 즐거워서 또 늦게까지 선생님과 놀았습니다.

어느날 우리 다섯친구는 싸웠습니다. 선생님은 우릴 데리고 강가에 가서 돌멩이에 이름을 써서 미안하다고 적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그 강가에는 이름모를 풀꽃들이 피었을지, 내 친구 멍멍이집에도 풀꽃이 피었을지 궁금합니다. 작은 돌멩이가 남아있다면 가고 싶습니다.

시골 학교 선생님은 많은 꿈을 꾸게 해주고 행복을 나눠주었습니다. 또 어느곳에서 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작은 사랑을 나눠주고 계실것입니다. 웃음을 잃은 아이들에게도 웃음을 주고, 용기를 잃은 아이들에게도 용기를 주는 선생님은 영원한 하얀 천사일지 모릅니다.

한번쯤 그 선생님을 다시 만나면 내친구, 가난한 친구에게 웃음을 나눠주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초등 2부 산문 장원 용산초등학교 6학년 손희정>


-2000년 4월 24일 ~ 4월 30일자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