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이나 부산은 당시 지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시세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사천시 인구가 13만여를 넘는다고 하나 당시 지역의 인구는 5만 인구를 겨우 넘기는 시세였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받고, 엄청난 인구에서 선발된 선수들을 지역의 짠물이 눌러 놓았던 것이다. 게다가 우리 선수들은 중학교 진학하고 나서야 정상적인 훈련을 받았지 않은가. 뛰어난 우리 선수들의 자질과 노력, 그리고 헌신적인 지도자의 자세, 그러나 언제나 문제는 돈이었다.

영남 남녀 수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뼈를 깎는 훈련을 받은 선수들은 경비 문제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선수들 전원이 교무실에 가서 펑펑 울면서 제발 시합에 보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역 수영의 영광은 이 울음도 포함되는 것이다. 마침 강윤조 선생 댁에서 기르는 돼지가 새끼를 낳았기 때문에 이 돼지를 팔아서 학생들의 경비에 보탰다. 그리고 부산에 가서는 동생집에서 시합이 끝날 때까지 숙식을 제공 받았다.

학생들을 위한 선생의 희생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서울에 가서는 외삼촌에게 몽땅 의존했고, 객지에서 데려온 학생들은 집에서 기숙을 시켰다. 선생의 외삼촌은 예전에 운동을 했던 분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학생들을 이해하는 분이었다. 레슬링을 했던 외삼촌은 학생들의 숙식만이 아니라 노트도 사주고 연필도 사주었다고 한다.

영재발굴을 위해 남해에서 데려온 선수들을 기숙시키기 위해 선생은 자신의 집에다 거처를 마련했다. 따로 방을 하나 더 만들어서 전병호, 송병제 등의 학생들을 직접 거두신 것이다. 박봉에 살림살이가 쪼들리는 생활이었지만 사모님도 팔을 걷어 붙이고 협력을 했다. 남편의 하는 일이 옳고 바른길이며, 참으로 보람있는 일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도시와의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영재의 조기교육을 생각한 선생은 때마침 문선초등학교에 선생과 초중학교 동기동창이었던 강석순 선생을 찾아 수영부창단을 권유했다. 당시 지역에서 수영을 잘하는 팔포 아이들이 문선초등학교에 재학중이니 안성마춤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2000년 5월 15일 ~ 5월 21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