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1차적으로 강윤조 선생을 삼천포고등학교에서 삼천포중학교로 발령을 냈다. 그러나 수영을 인생의 전부로 알고 살아온 선생이 중학교로 갔다고 해서 수영을 그만 둘리 없었다. 게다가 삼천포중학교는 여전히 수영부가 있고, 애당초 중고등학생들이 한꺼번에 훈련을 하지 않았던가.

학교는 궁여지책으로 선생을 다시 삼천포여중으로 발령을 냈다. 지역수영의 영광사에서 보았듯이 1980년대 들어 남학생들의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원인은 쉽게 파악된다. 수영 전담 지도자가 없는 수영부가 어떻게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설상가상으로 1985년 8월, 강윤조 선생은 병석에 누워버렸다. 그리고 1년 3개월의 투병 끝에 1986년 11월, 수영에 바친 인생을 마감했다. 한국 수영의 큰 별이 진 것이다.

그리고 삼천포고등학교는 1986년 12월, 수영부를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것으로 지역 수영의 화려한 영광은 끝이 난 것 같았다. 그동안의 영광들이 아득한 역사로만 기억되면서 잊혀져 가는 듯 싶었다.

그러나 강윤조 선생의 뒤를 이어 삼천포중학교에는 손형권 선생이 고등학교 수영부가 해체되었다고 해서 본인손으로 삼천포중학교 수영부 선수들을 내쫓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수영부를 운영해 나갔다. 거기에다 강윤조 선생이 20여년 세월동안 길러낸 제자들이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특히 이부영(현 사천시 수영연맹 전담코치)씨가 강윤조 선생의 부름을 받아 지역에 내려와서 온 몸으로 헌신하고 있지 않은가. 이부영 코치는 1985년 1월, 당시 경상남도 수영대표선수단 전담코치로 근무하고 있다가 강윤조 선생의 부름을 받고 내려왔다. 이부영 코치는 선생의 제자 가운데 85년 수영에 관계하고 있는 최고 선배인데다가 이부영코치의 지도력은 국가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터였다. (계속)

-2000년 6월 12일 ~ 6월 18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