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자유수호백일장 수상작품

진달래꽃

온 누리의 어둠을 밝히는
눈부신 아침 햇살.

온 산에 뿌리 내리고
방석 깔고 앉은 진달래꽃.

뼈아픈 기억을
알고나 있는지.

온 누리에 피었다네
소리없이 피었다네.

황무지 산 속에서
어두운 벽을 뚫고

온 산의 신처럼
떡 버티고 앉아서

화합된 우리나라
보고 가려고

아직도 한이 남아
그 자리를 지키네.
<초등부 운문 장원 삼성초등학교 4-1 정경희>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새싹이 싹트고 난 뒤, 한 달 두 달 지나 우리학교 담장 뒤엔 진달래 꽃이 예쁘게 피었다. 이제는 진달래 꽃 잎 한 장 두 장이 떨어져 가고 있다.

지난 5월 말 쯤에 있었던 일이다. “북한예술공연단이 6박 7일간의 공연을 마치고 오늘 평양으로 돌아갑니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TV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북한 예술공연단이 머리에 달고 온 그 어여쁜 진달래꽃이 나의 마음 한 곳을 촉촉한 이슬비로 적셔 주었다. 그리고 TV속의 북한 예술공연단이 공연한 것 중 인형 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춤 하나 하나가 독특하고 정말 인형 같았다.

북한 예술공연단이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 닿았을 때 마지막 공연을 했다. 우리나라의 리틀엔젤스 공연단과 서로 꼬옥 안으며 우는 모습을 보았다. 한 할머니께서는 분단의 아픔을 느끼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셨는지 마구 우셨다. 그 모습을 보자 나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진달래 꽃은 남과 북에 모두 핀대.” 여름이 다 되어가면 진달래 꽃 잎 한 장 두 장 떨어질 때, 그 꽃잎들은 얼마나 슬펐을까? 몇 달동안 같이 있었는데…. 그건 우리 민족 이산가족들의 아픔과도 같을 것이다. 약 50여 년 동안 분단의 아픔을 겪으며 생사도 알지 못한 이산가족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내가 그런 아픔을 당했더라면 하루도 살지 못했을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게 계절이 지나면 다시 봄이 된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핀다. 진달래 꽃은 다시 피어 만나게 된다. 우리 남·북 그 틈엔 세계 어느 높은 건물보다 더 높은 벽이 있었지만 그 벽을 한층 한층 내려 그 분단의 벽을 넘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봄때 다시 만나는 진달래꽃처럼 우리 이산가족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주일 후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부디 정상회담이 잘 이루어져 하루 빨리 평화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봄을 기다린다. 흩어졌던 진달래 꽃잎이 다시 활짝피어 남·북이 손잡을 그 날을….
<초등부 산문 장원 문선초등학교 6-5 차진미>

-2000년 6월 19일 ~ 6월 25일자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