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천시 수영팀에서 거두는 성적을 훑어 보면 예전의 영광스러운 시기와 비하여 조금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남자 선수들의 기록은 현격하게 많이 떨어진다. 원인은 자명하다. 강윤조선생이 삼천포중학교로 발령이 난 이후, 수년간에 걸쳐 선수 발굴과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결과다.

이부영씨의 말을 들어본다. “ 한 번 떨어진 걸 끌어 올린다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5~6년의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50년 이상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러나 우리는 다시 피고 있습니다. 국가 상비군이 배출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삼천포중학교에는 박창세선생이 지도교사로 있다. 현 사천시 수영연맹 전무를 겸하면서 수영연맹의 살림을 몽땅 꾸려 나간다. 시의 협조, 도의 협조, 그리고 체육부나 대한 수영연맹의 모든 일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강윤조선생이 일궈 놓았던 영광을 제현하는데 이부영코치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시합에 나가면 박창세 지도교사의 귀에 들려 오는 말이 있다. “언젯적 삼천폰데 지금도 삼천포가!”타 시도의 지도자들이 삼천포중학교의 수영을 견제하는 말이다. 박창세지도교사는 그 말을 듣기 좋다고 한다.

지역수영의 매서운 맛을 알고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천포 중학교 선수들의 기량이 날로 급성장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에 나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부영코치는 강윤조선생의 뒤를 이으면서 세 가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수영장을 확보하자. 전국제패를 하자. 그리고 지역 수영실업팀을 창단하자. 이 세 가지가 강윤조선생의 영광을 고스란히 승계하는 기본이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당장 일에 착수하였다.

1985년 선생께서 투병하고 있는 중에 이부영코치는 교육장을 만났다. 아무런 직위도 없고 보수도 없는 상태였지만, 수영장 건립이 지역수영의 영광을 찾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룰 수 없는 일 이었다.

다행히 당시 정태용 교육장은 수영에 대한 이해가 있어 ‘전국 소년 체전에서 금메달만 하나만 따면 수영장을 마련해 주겠다.’라고 얘기했다. 눈물이 나는 일이었다. 어렵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계속)

-2000년 6월 26일 ~ 7월 1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