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2월 이부영 코치는 당시 대방초등학교 육성회장을 하고 있던 박학천씨를 초대회장으로 모셨다. 지역 유지이면서 활동력이 강하고, 시 당국에 협조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박학천씨의 능력은 탁월했다.

그리고 수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수영을 한 선수보다 수영을 사랑하는 분이 되었다. 당장 사천시를 대표할 수 있는 수영장을 확보하는 계획에 착수한 사람도 박회장이었고 추진한 사람도 박회장이었다. 故 하일청 시장과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었고, 흔쾌히 허락이 떨어졌다.

설민우, 박영제 회장을 거치면서 수영장건립은 약속대로 이행되었고 98년 1월 시무식을 하는 날 기공식을 하기에 이르렀다. 폭 215m의 국제기준에 맞는 수영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비록 다이빙대는 없고 수심이 약간 낮게 설계됐지만, 레인별 2명이 교차 할 수 있도록 2m50㎝씩 벌려 놓았고, 8레인에 관중석도 2층 스탠드 포함해 350석이나 마련하지 않았는가. 적어도 경남도대회는 유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영연맹의 역할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책정하여 사용하는 연간 예산이 1,800만원이다.

시민 건강수영대회를 개최하여 내 고장 수영의 활성화에 앞장을 섰고 무엇보다 수영이라는 힘든 훈련을 하는 학생들의 영양식공급에 연간 800만원이나 사용한다고 한다. 그럭저럭 보이지 않는 곳에서 쓰는 돈까지 년간 2,500만원을 쓰는 셈이다.

아직도 우리 선수들은 힘든 가정 형편에 놓여 있는 학생이 많다. 예전에는 주로 팔포 학생들이 수영을 했으나 요즘은 거의 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듯한 모습들이다. 부모님들이 거의 뱃일을 하기 때문에 저녁에 나갔다가 학생들이 등교한 아침 나절에 돌아온다. 그것도 부부가 함께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학생들 스스로가 챙겨 먹어야 하는 아침끼니가 얼마나 부실 할 것인가. 어머니가 해 놓은 밥을 적당히 퍼서 먹고, 점심때는 컵라면 하나로 때우는 학생, 그리고 역시 부모님이 일 나가고 없는 집으로 훈련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가면 쓰러져 자기 일 수다.

수영선수는 건강해야 한다. 온몸에 기름기가 흘러야 물을 끌어 당기는 힘도 강하다고 한다.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물방울이 또르르 흐르는 건강한 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양이 부실한 선수들은 솜에 젖듯이 푹 쳐져 있다. 이런 선수들의 영양식을 수영연맹이 자비를 내어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2000년 7월 10일~7월 16일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