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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 앞둔 우암 장춘자 교장의 춤사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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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깃들인 노년의 무용교사는 이제 교단을 떠난단다. 떠나면서 42년의 회한을 춤으로 다가오는 28일 진주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게 되었다.
지난 99년 9월에 삼천포중앙여자중학교에 부임하여 오는 8월 30일에 정년퇴임을 앞둔 우암 장춘자(張春慈)교장. 야윈듯한 몸에서 내뿜는 교단에서의 애정과 신념, 그 아쉬움이 신선하다. 부산초량에서 태어 났지만 할아버지의 본고향인 사천읍내 동성초등학교와 사천중학교·진주여고, 부산사범대학 체육과를 졸업, 1959년 4월에 교직생활을 시작으로 곁눈 팔지 않고 94년 8월까지 35년을 달려온 외길 인생이었다.
때로는 타협이라는 것 앞에서 부러질 법도 했을 것인데 지금 앞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은 당당함과 함께 여전히 교단에 정열을 쏟고 있는 20대다. 비록 부임한지 1년밖에 되지 않는 중앙여중에서의 교장생활에서 결석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써고 엄마의 입원으로 학교를 나오지 못하는 한 학생을 위해 스스럼없이 간병사로 자청하여 가슴으로 교육하는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였는가 하면 엄격한 학교경영으로 평교사들과 함께 노력하여 전국교육실적평가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평소 그녀가 가지고 있던 교육일념을 유감없이 발휘했었다.
다가오는 8월 30일 황조근정 훈장을 위로로 삼으며 교단을 떠나는 그녀. 그녀가 우리와 영원히 있기 위해 지나온 날과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마음속 회한을 담아 춤사위를 펼친다. 그녀의 살아온 생애만큼이나 애절한 그녀의 춤사위는 아직도 교단을 향한 그녀의 열정을 담아내며 애정을 가지고 교단을 지키는 분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춤추기를 좋아했다던 그녀. 전통무용과 민속무용에 관심을 가져 왔던 그녀는 사천선진성 풍어제 무용을 발굴 재연하는가 하면 선황제 제무를 수년째 연희해 오면서 끝없는 학구열을 쏟아 무용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여 정년하는 그날까지 스스로 노력하는 교사로서의 본을 보여준다.
이제 무대위에서 그녀와 그녀의 제자들, 딸들이 그녀를 축하하고 위로해 줄 것이다. 그녀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살풀이는 애절함을 표하여 오래고도 모진 세월의 단련을 통해 흙속에 피가 감기고, 빛깔이 스며 혼을 가지게 되는 생명체로서 힘을 얻고, 고운 혼이 결합되어 새로운 삶을 기약하는 모습으로 평생의 일념이 당당히 새롭게 맺어지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8월 21일 ~ 8월 27일 3면- 2000년 11월 14일 11시 46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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