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은 그 존재자체로서 충분히 보전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전까지 갯벌의 가치를 알지 못한 채, 농사도 지을 수 없고 공장도 지을 수 없는 쓸모 없는 땅이라고 생각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갯벌을 매립해서 농경지를 만들었고, 공장용지를 만들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제는 대부분의 갯벌을 매립해 버려서 갯벌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갯벌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지경까지 이르렀다.

지금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과거를 통렬하게 후회하고 있다. 이러한 갯벌파괴의 역사는 한일 양국이 공통되게 겪어 온 것이며, 사천지역도 마찬가지다.

사천만의 갯벌도 오래 전부터 매립되어 왔으며, 또 남강댐의 방류나 삼천포화력발전소를 비롯한 각종 산업시설 등의 입지는 사천만을 오염시켜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조사를 통해서 사천만의 갯벌이 매우 아름다우며, 대단한 생산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금이라도 사천지역의 시민과 지방정부 등이 사천만 갯벌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보전활동에 나선다면 사천만 갯벌은 충분히 되살아 날 수 있다.

자연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자기 치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파괴하거나 오염시키지 않고 그대로 두기만 해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사천시와 경상남도 등의 지방정부가 다양한 목적으로 갯벌을 매립하려 하는데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특히 대규모 갯벌파괴가 예상되는 서부경남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등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손들에게 지켜야할 갯벌이 남아있도록 해주자. 후손들이 고향을 지키고 고향의 자연조건을 활용하여 생존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오래도록 우리와 후손들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갯벌을 현명하게 이용하며 살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자.

우리는 예상대로 사천만의 갯벌이 일본 아리아케해의 갯벌과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양국의 갯벌을 비교조사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다. 앞으로 이러한 양측의 협력활동이 계속되기를 기대하며,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할 것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