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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담사례...시민정신이 인명구조에 한 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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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새벽 사천시 동지역은 전에 보지 못한 물난리를 겪었다. 곳곳에서 주택이 침수되었고 대규모 산사태가 나는가 하면 일부지역에선 낙뢰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소하천이 범람, 인명사고 직전까지 가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바로 최경석씨(33, 남일주유소 대표)가 경험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하는 데, 본지가 최경석씨를 만나 그날 일어난 사태의 과정을 들은대로 기술해 본다.
최경석씨는 7월 31일 새벽 2시경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시내에서 주유소로 돌아오던 중, 남일대해수욕장 진입로 주변 하얀집 식당 앞 사천~고성간 1010번 국도가 갑자기 불어난 빗물로 급류를 이뤘다. 당시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한마음 병원쪽에서 빗물이 쏟아져내렸고 이 때문에 차량 4대가 순식간에 휩쓸렸다.
최경석씨의 승용차도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고 이 와중에 차량의 문을 열려고 발버둥쳤으나 문이 열리지 않았다. 물이 상당수준 차서야 문이 열려 승용차를 버리고 도로변의 가로등을 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가슴위까지 계속 물이 차올랐으며 물살이 세어 버티기가 힘들어지고 있었다. 이때 시내쪽에서 술에 취한 듯한 17~8세로 보이는 아가씨 3명이 해수욕장쪽으로 오고 있었는 데, 이 정도의 물살은 건널 수 있다는 듯이 계속 급류의 한 가운데로 왔다. 하지만 최경석씨 근처에 이르자 결국 조금씩 떠내려갔고 위급한 상황에 처해졌다.
가로등을 붙잡고 겨우 버티고 있던 최경석씨는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 한쪽 손으로만 가로등을 잡고 다른 한쪽 손을 뻗어 가까스로 두 아가씨를 붙들어 자신이 잡고 있는 가로등 옆 가로수를 붙잡도록 하고, 보다 많이 떠내려간 다른 한 명의 아가씨도 겨우 손을 붙잡아 자신이 잡고 있는 가로등을 붙잡도록 했다.(이런 와중에 자신의 휴대폰이 물에 젖었기 때문에 아가씨가 갖고 있던 휴대폰으로 119에 구조요청을 신고했지만 당시 곳곳에서 구조요청을 하였기 때문에, 119의 도착시간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거의 구조될 무렵 도착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 3명의 아가씨 외에 남자 보행자 3명과 세 살정도의 간난아기와 함께 1톤트럭에 타고 있던 부부도 급류의 한 가운데에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다.
최경석씨는 이들을 구할 방도가 없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 주민이라고 판단되는 3명정도의 청년들(취재진이 확인해 본 결과 이 청년들은 새벽에 남일대 해수욕장의 침수지역에서 구조활동을 한 후 긴급한 구조상황 발생 통보를 받고 지나가던 소방대원이었음)이 긴 줄을 던져 그 줄을 잡고 아가씨 3명을 먼저 구조했다.
또 남자보행자 3명중 2명은 스스로 빠져나왔으나 1명이 결국 급류에 떠내려가서 나뭇가지를 잡고 살려달라고 고함을 치고 있었다. 이때 청년들이 던진 줄을 최경석씨가 이어받아 가로등에 다시 단단히 맨 다음 위험속에 있는 남자에게 줄을 던졌고 이 줄을 타고 청년들 중 1명이 건너가 그 남자를 구조해 냈다.
또 줄을 갖고 온 청년들 중 1명과 최경석씨는 1톤트럭 속에서 겁을 먹고 있는 부부에게 줄을 던져 간난아기와 아저씨를 먼저 구한 뒤 아주머니도 구해냈다.
최경석씨에 의하면, 특히 나뭇가지만을 붙들고 있었던 남자보행자의 경우 조금만 늦었어도 급한 물살에 못이겨 바다로 떠내려갔을 것이라며 당시의 위기상황을 떠올렸다.
또 자신이 지금껏 살면서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것은 처음 봤다고 말하면서 인근 고지대에서 저지대인 이 소하천으로 빗물이 모여들게 되어 있는데, 이번 경우 소하천 용량을 넘어서는 빗물이 쏟아졌기 때문에 도로위를 범람, 이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당시 너무나 돌발적인 위기상황이어서 구조하는데 모든 정신을 쏟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인명사항을 파악하지 않았다고 함. 본지도 인명사항은 구할 수 없어서 익명처리함.)
<이동출 기자> dclee@4000news.com 2001년 08월 20일 11시 20분 / 사회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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