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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량 시인의 '사천문학의 어제와 오늘'(상-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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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동지회 결성
일제하의 암울했던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광복과 함께 다양하고 새로운 몸짓으로 우리 문화예술도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문학은 짓밟히고 억눌렸던 암흑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격으로 우리의 한맺힌 정한(情恨)을 푸는데 여념이 없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함께 우리 고장에도 초정(草汀) 김상옥(金相沃)4)은 삼천포문화동지회(三千浦文化同志會)를 결성하고 농어촌계몽대(農漁村啓蒙隊)를 조직하여 문화운동의 일환인 한글보급운동과 농어민계몽운동을 실시하면서 아동신문인 ‘참새’라는 타브로이트판 어린이신문을 사재(私財)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우리 고장의 한글보급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면서 문화운동을 펼쳤다.
그 뒤 김상옥은 1946년 11월 15일 삼천포중고등학교의 국어교사가 되어 후진 양성을 하였는데 이때 그가 가르친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시인 박재삼(朴在森)이다.
김상옥이 전출하고 난 뒤 삼천포문화동지회는 1950년 다시 문총 삼천포지부(文總三川浦支部)로 개편되고 손상봉(孫相鳳:작고), 허종배(許宗培:사진작가, 작고) 변경섭(卞坰燮:연극, 작고), 문계수(文桂洙:화가), 강대기(姜大錡:건축가, 작고) 손병준(孫丙準), 탁영진(卓泳辰) 등이 모여 문학, 미술, 연극 등 향토문화발전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박재삼은 초정 선생을 만나 한국문단에서 주목받는 서정시인으로 등단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초정 선생의 지도를 받으면서 학교 교내신문인 ‘삼중(三中)’ 창간호에 동요 「강아지」 시조 「해인사」를 발표하고 진주에서 개최하는 제1회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 한글시 백일장에서 시조 「촉석루」가 차상으로 입상하여 당시 장원이었던 이형기 시인과 친교를 맺고 진주농림에 다니던 김재섭(金載燮), 김동일(金棟日)과 함께 동인지 『군상』을 펴 내면서 문학수업에 전념하고 있었으며 학교 동창인 박남평(朴南平), 송기태(宋基太), 김재봉(金在俸), 여상영(余尙榮) 등과 함께 동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사천지역에서는 1952년 4월, 6·25동란으로 쑥대밭이 된 이 고장에서 향토의 재건과 문화진작을 도모하려는 사천지역의 청년들이 수양문학동지회(洙陽文學同志會)를 결성하고 문화운동의 선봉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당시 중심 인물들의 면모를 살펴 보면 운초(雲樵) 최영희(崔榮羲) (전 사천문화원장), 박문영(朴文英), 고병석(高炳錫), 백용기(白湧基), 이남창(李南昌) 등으로 회원 수가 34명이나 되었다.
이들은 동인지 『조개』를 2집까지 발간했으며, 책 이름인 『조개』는 사천만(泗川灣)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이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었다. 동인지는 종합지(綜合誌) 성격으로 시·소설·수필·논설·문예강좌·향토 고적 소개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 사천지역의 시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공헌하였다 할 것이다.
이어 1956년에는 침체되었던 향토문화운동을 다시 진작시키기 위하여 당시 경남일보사의 편집국장으로 있던 구담(龜潭) 최동수(崔東秀:작고), 향토시인 금정(琴酊) 장태현(張台炫), 운초 최영의 등이 중심이 되어 ‘수양문학동지회’의 후신(後身)으로 ‘수양문화연구회(洙陽文化硏究會)’를 새로 발족하여 향토지(鄕土誌)로서의 면모를 갖춘 창간호 『수양(洙陽)』을 1천부씩이나 발간하여 각계각층에 배포하고 지역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다하기도 했다.
수양문화연구회는 1958년도에 ‘사천문화제(泗川文化祭)’를 개최하게 되고 그 후 1966년까지 9회의 문화제를 연속 개최하게 되었다.
3. 박재삼(朴在森) 시인 등단과 『조개』 출판
박재삼 시인은 1949년 10월 삼천포고등학교 재학 중인 때에 진주에서 개최하던 개천예술제에 참가하여 시 백일장에서 차상으로 입상하여 문재(文才)를 인정받으면서 시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후 박재삼은 1953년 삼천포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제1회)하고 시작(詩作)에만 전념(專念)하던 때였다. 이 해에 『문예』 11월호에 시조 「강가에서」가 모윤숙의 추천으로 발표되고 은사 김상옥 선생의 소개로 현대문학사에 취직되어 창간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1955년 『현대문학』 추천을 통해 시조 「섭리」 시 「정적(靜寂)」(서정주 추천)이 발표되어 문단에 등단하게 되었다. 그가 우리 문단의 역량있는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것도 실은 중학교 은사인 초정 선생의 영향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박재삼은 1957년에 「춘향이 마음」이란 시를 발표하여 『현대문학』 신인상을 받게 된다. 그후 육군에 입대하여 1년 6개월 동안 근무하고 예비역으로 편입되어 다시 현대문학사에 근무하면서 구자운, 박성룡, 박희진, 성찬경 씨 등과 함께 ‘육십년대사화집’ 동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1962년 처녀시집 『춘향이 마음』을 출간하고 1964년 현대문학사를 그만두고 『문학춘추』의 창간과 함께 입사하였으나 1년 만에 그만 두게 되고 『바둑』 잡지의 편집장으로, 대한일보 문화부 기자생활을 하게 되고 삼성출판사 편집장 등 문학과 관계되는 직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는 처녀시집 『춘향이 마음』(62년 신구문화사)을 펴내고 뒤이어 둘째 시집으로 『햇빛 속에서』(70년, 문원사), 『천년의 바람』(75년, 민음사), 『어린 것들 옆에서』(76년, 현현각), 『뜨거운 달』(79년, 근역서재), 『비듣는 가을나무』(81년, 동화출판공사), 『추억에서』(83년, 현대문학사), 『아득하면 되리라』(84년, 정음사), 『대관령 근처』(85년, 정음사 시조집), 『내 사랑은』(85년, 영언문화사), 『찬란한 미지수』(86년, 오상), 『바다 위 별들이 하는 짓』(87년, 실천문학사), 『울음이 타는 가을강』(가을바다), 『사랑이여』(87년, 실천문학사), 『햇빛에 실린 곡조』(88년, 신원문화사), 『해와 달의 궤적』(90년, 신월문화사), 『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91년, 민음사), 『허무에 갇혀』(93년, 시와 시학사), 『울음이 타는 가을강』(94년, 한미디어), 『박재삼 시 전작선집』(94년, 영하출판사), 『다시 그리움으로』(96년, 실천문학사) 등이 있다. 수필집으로는 『슬퍼서 아름다운 이야기』(77년, 경미문화사), 『빛과 소리의 풀밭』(78년, 고려원), 『노래는 참말입니다』(80년, 열쇠), 『샛길의 유혹』(82년, 태창문화사), 『숨가쁜 나무여 사랑이여』(83년, 오상), 『너와 내가 하나로 될 때』(84년, 문음사), 『아름다운 삶의 무늬』(86년, 어문각), 『차 한잔의 팡세』(86년, 자유문화사), 『아름다운 현재의 다른 이름』(94년, 한미디어)이 있다.
1967년에 문교부 주관 문예상, 77년 제9회 한국시협상, 82년 제7회 조연현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우리나라 시단의 중진(重鎭)시인으로, 삼천포가 낳은 서정시인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아름답게 시로 표현하시다가 지난 97년 6월 8일 10여년의 투병생활 끝에 영면에 들었지만 우리 고장을 가장 사랑하면서 절창(絶唱)하신 시인으로 한국시단을 빛낸 분으로 평가된다.
그의 대표시 「천년의 바람」을 여기 싣는다.
千年의 바람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2001년 12월 10일 14시 12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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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