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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량 시인의 '사천문학의 어제와 오늘'(상-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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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시인이 우리 고장을 떠난 것은 1952년경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현대문학사 편집 업무와 신문의 바둑 관전기(觀戰記), 신문사 문화부 기자 등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1972년 직장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 창작에만 전념하던 때에 우리 고장에서 매년 개최하는 문화제(文化祭) 시백일장 심사를 위해 일년에 한번쯤 내려와서 고향의 문인들과 후배를 위해 문학강연, 백일장 심사 등 고향의 문학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노산공원에는 시비 「천년의 바람」이 건립되어 문학의 향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삼천포문화협회(회장 손병준)가 삼천포에서 최초로 발간한 종합잡지 성격의 『한내』를 이의대(李義大)가 경영하던 학우사에서 프린트판(21cm×15cm)으로 내놓고 있다. 이 한내의 창간사를 보면 “우리 문화협회가 『한내』를 창간함에 있어 하나의 문화적 생산이라고 자랑하기보다 평소 우리가 향토문화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진실한 포부와 공고한 신념과 희망에 찬 창조적 의욕을 자서(自敍)하는 우리들의 지성의 발로라 하겠습니다.
문화는 인류가 본래 소유하는 이상을 실현하여 가는 인간활동의 과정이라고 말할 때 문화는 곧 우리 인간의 지표가 되어 온 것입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문화발전의 척도는 그 국가민족의 융성을 표준 지어온 것은 이미 역사가 증시(證示)하는 바입니다. (중략)
우리들의 이같은 위대한 이상의 실천과업은 먼저 우리 향토 문화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신념을 굳게 가지는 바입니다. 조상의 넋이 어리인 고장, 자자손손의 삶의 터전인 이 고장 복지항구(福地港口)의 평화촌을 염원치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우리 삼천포문화협회가 이 고장에 참된 평화와 번영을 초래할 사명에 중대함을 느낄 때 허다한 애로와 난관을 극복하고 대중적 문화운동의 신생로(新生路)를 개척함에 있어 다음 몇 가지를 제창하는 바입니다.
1. 향토의 신도의(新道義) 문화운동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인식
문화운동이란 문화협회 회원만 하는 것이 아니며 전체 시민이 직접 간접으로 참여하여야 하며 우리들의 생활신조의 운동이라는 인식을 새로이 하여 선구적 역할을 감당할 동지들의 결합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 문화운동의 대중화
오늘날까지의 우리 문화협회 활동 상황은 여러 가지 사업수행에 애로가 있었다 할지라도 내향적인 운동 경향을 면치 못하였음을 자아비판 않을 수 없습니다. 금년도부터는 좀더 대중적 운동으로 주력하여 시민의 문화의식 지양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3. 향토 종합 문화예술제 개최
각 지방(마산·진주·밀양·사천)이 개최하여 민족 예술문화의 순화(淳化)와 향상에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볼 때 우리 향토문화제의 개최를 보지 못함은 참으로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은 재정적인 문제인데 거시적인 협찬이 없이는 이 문화제를 개최할 수가 없으니만큼 금년도 우리 문화협회의 사업계획(종합문화제) 수행에 전폭적인 협조를 바라는 바입니다.
끝으로 우리들의 정성을 모아 만든 기관지 『한내』가 앞으로 거듭하면서 향토문화발전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되기를 애오라지 기원하면서 창간사에 대합니다.”
이로써 사천에서 시작한 1958년의 사천문화제에 이어 우리 고장에 종합예술제가 열리게 되고 종합지 성격의 기관지가 탄생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도 창간호에서 끝으로 그 맥을 잇지 못하는 비운을 맞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의 『한내』 창간호의 집필 내용을 살펴보고 그 때의 실정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먼저 손병준 문화협회 창간사에 이어 논단에는 송기태의 「국리민복과 정치(경제와 범죄라는 부제)」라는 논문이, 강인영의 「민족정신을 바로잡자」는 논문, 삼천포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부임해 있던 강용덕(姜龍德) 선생님의 「삼천포의 인상기(印象記)」와 문선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신 김재규(金在圭) 선생님의 「젊은 세대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논문이 실려 있고, 진주의 파성 설창수 시인의 「억(噫!) 일하(一下) 선생의 죽음」이라는 애도사가, 「고 변경섭 형 영결의 날 청산에 물어보자」는 이경순 시인의 추모시가, 「시골의 장례식의 일절에서」(원작자 워싱토 루잉 지음)라는 번역 애도문이 특집으로 실려 있음이 특징이다.
논단에는 당시 대학에 재학 중이던 이덕술의 「우리나라 이혼법약사」와 강기봉의 「로마교회법상의 혼인의식」이 실려 있고 문예작품으로는 정상돌의 시 「촉석루」, 박건의 「소녀야」, 곽대문의 「대열」이라는 산문시가, 이영숙의 「기다리는 마음」, 유영자의 「바위」, 백영(白影)의 「나 무엇을 찾으러」, 손효준의 「귀뚜라미 우는 밤에」, 박덕의 「새싹」, 지동빈의 「옥잠화」, 하수영의 「입초」와 당시 문화제 백일장 장원 정상돌의 「내일」이, 고등부의 삼천포여자고등학교 3년 이순자의 「고장」, 초등부 장원 삼천포초등학교 6년 문건의 「가을」, 1959년 백일장의 일반부 장원 하영수의 「창」, 초등부 장원 김현준의 「길」, 중고등부 장원 박충배의 「잎」이 문예란에 실려 있다.
또한 산문부에는 삼천포여자고등학교 2년의 유성림의 「우정」이, 한내의 내용 중 단편소설인 남여현(南汝鉉)의 「탁류」와 「포말」이 마무리를 하고 있으며 수필에는 이재 선생의 「약노변(若老辯)」과 김기옥 선생의 「주좌형제교담(酒座兄弟交談)」이 손립(孫立)의 「무량사 기행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어서 박종실(朴琮實) 독립운동가의 「삼천포의 삼일운동과 회고」라는 자서(自敍)의 글이 관심을 끄는데 이는 우리고장 삼일독립운동사의 좋은 사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 후 삼천포문화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시화전이 1957년 3월 25일 선구동 황혼다방에서 개최되었다. 당시 발표된 작품들을 보면 고 변경섭의 「홍매와 침실풍경」(그림 문계수), 남여현의 「자화상」(그림 정상돌) 「염원」 외 3편, 송기태의 「여인상」(그림 정상돌) 외 4편, 김재봉의 「이유가 있다」(그림 문계수) 「후조」 「강 언덕에서」, 손효준의 「자화상」 외 3편, 정상돌의 「가련한 넋」(그림 정상돌) 외 4편, 강갑천의 「송충이의 변」(그림 정상돌) 외 1편, 전영순의 「봄 언덕에서」(그림 문계수) 외 1편, 최송량의 「반항의 의미」(그림 문계수) 외 1편 등이 전시되었다.
1958년 6월 22일 선구동의 황혼다방에서 마산 출신 시인 박현령(朴賢玲)이 정상돌의 초청으로 삼천포에서 시화전을 개최하게 된다. 박현령은 1958년 『여원』에 시 「산위에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시인인데 박 시인은 문단 데뷔와 함께 삼천포에서 시화전을 갖는 기쁨을 맞았다.
그림에는 마산서 삼천포로 온 시인이자 화가인 정상돌이 맡고 있는데 출품작은 「국화」 외 23편을 내고 있다. 정상돌은 “송기태 시인의 찬조작품을 출품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 있는데 정상돌과 송기태는 호형호제하는 예술인의 사이였다.
이즈음 사천지역에서는 최동수(崔東秀), 장태현(張台炫), 최영의(崔榮義), 이남창(李南昌) 등이 동인지 『조개』를 펴내고 알차게 문학을 펼치고 있었으며 사천문화제를 개최하는 등 문학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깝게도 『조개』라는 책자가 남아 있지 않아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2001년 12월 17일 12시 01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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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