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뜻을 둔 삼천포지부 회원들은 출범과 함께 반년간(半年刊) 기관지를 발간할 계획으로 2집을 준비하게 되고 그 이듬해인 1973년 6월에는 기관지 『삼천포문협』6) 2집을 출간하게 된다.
새 회원으로 조동식과 곽금애가 입회를 하여 새로운 식구가 늘고 지부장 방인영, 정시운, 황옥순, 박일, 지계생이 대거 우리 고장을 떠나게 되어 문협은 일시적인 공백기를 맞았으나 최송량이 『월간문학(月刊文學)』 제12회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오게 되자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
이 후 한국문협 삼천포지부는 개편대회를 통해 지부장에 여상영(余尙榮), 부지부장에 최송량(崔松良), 사무국장에 정상길(鄭尙吉)의 체제로 한글날 기념 한글시 백일장 개최와 송년문학의 밤에 최송량 시인의 문학상 수상 축하회를 겸한 행사를 시내 선구동 양지다방에서 1973년 12월 30일 개최하게 된다.
새 회원으로 이종만(李宗萬), 이순옥(李順玉), 강일효(姜一孝), 김명환(金明煥), 김은정(金垠呈), 강대섭(姜大俠), 장용근(張容根), 천석문(千錫文), 윤성갑(尹性甲), 공영자(孔英子) 등의 입회로 회원이 확충되고 여상영(余尙榮)지부장 체제로 계속 문인협회가 지속된다.
그 동안에는 이렇다 할 주목되는 행사는 없었으나 1979년 1월 우보(牛步) 박남조(朴南祚) 선생이 박남조 시조집 『바닷가에 살면서』라는 책을 강남문화사에서 발간하여 칠순의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문협이 매년 연례행사로 문화제 백일장 행사와 문학의 밤, 시화전 개최, 송년문학의 밤을 개최하여 문학의 명맥을 이어 오던 중 1984년 10월 제7회 문학의 밤을 시내 동동 행복예식장에서 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시화전을 노산에서 마쳤으나 그해에도 특별한 수확은 없었고, 1985년 7월 2일 문협 회원이던 이순옥(李順玉)이 『불의 영가(靈歌)2』7)라는 시집을 발간하여 회원들 상호간에 문학의 열기를 더욱 부채질하게 되어 새로운 회원의 확충과 동인지 발간을 서두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서울의 박재삼 시인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는 자리에서 “고향에서 줄곧 살아, 맑은 물소리와 때묻지 않은 고운 결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것이 이순옥(李順玉) 양 시의 큰 밑천이 되는 자양분을 낳은 원천이라고 하고 싶다.”라고 말하고 고향의 아름다움과 정이 시의 원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뒤를 이어 우보(牛步) 박남조(朴南祚) 시인이 10월에 우리 고장의 민요를 수집하여 박남조 민요집 『내 고향(故鄕) 민요(民謠)』를 펴내어 문학과 고향에 대한 사랑의 열기를 더욱 북돋우고 또한 구전문학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었다.
그 다음 해인 1986년 12월에는 『어화(漁火)』 3집8)을 발간하게 되는데 새로운 회원의 모습이 보인다. 새로운 얼굴들을 살펴보면 우리 고장에서 활동 중에 있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정동주(鄭棟柱), 김진환(金珍還), 정인진(丁仁鎭), 천덕찬(千德贊) 씨와, 매원(梅苑) 이준호(李俊浩), 강경렬(姜敬烈), 김연숙(金連淑), 박갑식(朴甲植), 배성환(裵性煥), 정은주(鄭恩珠), 하영구(河永九) 등의 모습이 보인다.
그 다음 해인 1987년 11월 10일 『어화』 4집이 발간되고 이어 『어화』 5집은 1988년 10월 29일에 나왔는데 편집내용을 살펴보면, 특집으로 고향유제(故鄕有題) 「잘 가다 삼천포로 빠졌다 유감(有憾)」을 여상영이, 고향시제(故鄕詩題)에는 김관식의 「남일대가 사람에게 전하는 말」이, 김은정의 「신수도 보고서」가, 박종현의 「새섬바위」가, 김진환의 「농악 12차」가, 박영숙의 「내 고장 남일대」가, 정인진의 「근대 이후 삼천포」가, 천덕찬의 「코섬」이, 최송량의 「성님 박재삼」이 실려 있어 고향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시와 산문으로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산문으로는 시평(詩評) 「봄을 예언하는 노래들」(정동주)이, 「삼상진 이야기」(김진환)가, 조정만의 「감상적 표현」이, 허영자 시인의 「베일을 쓴 여인」이 실려 있고, 허길수의 동화 「둥지」 외 1편이 실려 있어 『어화』 5집은 고향에 관한 사랑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문협이 우리 고장의 문학을 이끌어 나오는 동안 문협 회원으로서, 또는 자기 나름대로 문학동호단체를 결성하여 문학수업을 해오던 단체가 있었으니 대학이나 직장에서 문학수업을 하던 ‘노산문학회’가 동인지 『시계를 닮은 아침 해가 뜨면』이라는 동인지를 내면서 젊은층의 문학세대가 탄생하게 된다.
노산문학회의 연혁을 살펴보면 1981년 8월 『노산문학』을 창립하고 기성문인들에 대한 새로운 각오로 새롭고, 시대에 부응하는 문학으로서의 단체를 표명하고 그해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여름 시화전을 필두로 하여 1992년 3월까지 존속하는 동안 동인지를 발간하면서 대학생으로, 문학하는 문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이들은 여름이나 겨울, 한가한 시간을 통하여 시화전, 문학의 밤, 시낭송회, 문학심포지엄을 십여 차례나 가지면서 올곧은 문학활동을 해 왔는데 그중 중요한 사업을 살펴보면, 1983년 7월, 동인들이 시낭송회를 개최하고 12월에는 제3회 겨울 시화전을 열고 있다. 1985년 10월에는 그동안 침체했던 노산문학회의 활성화를 위해 12월 4일 노산공원에서 제4회 겨울 시화전을 개최하였다.
그 다음 해인 1986년 2월에는 『노산문학』을 ‘노산문학회’로 개칭하고 초대 회장 겸 편집장을 하영구(河永九)로 결정하고 12월 5일 노산 휴게소에서 제5회 겨울시화전을 열게 되고, 1987년 2월에는 첫 동인문집인 『시계를 닮은 아침 해가 뜨면』이라는 동인지를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 회원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강병렬, 공영자, 김연숙, 김은정, 배성환, 정두애, 정은주, 최세현, 하영구 등 9명으로 대학 또는 대학원 학생으로, 또는 사회의 직장인으로 있으면서 이 지역사회의 문학을 이끌어 갈 2세로서 문학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었다.
첫 동인시집의 특색으로는 ‘다시 삼천포에서’라는 주제를 가지고 동인 9명이 나름대로의 고향에 대한 시를 쓰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사천문협(전 삼천포문협지부)의 회원들이 안주해 있던 문학풍토를 호되게 꾸짖고 있는 것이다. 기성인들의 안일한 사고방식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노산문학회의 발전을 기약하는 문구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며, 새로운 세대의 출범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다시 삼천포에서’라는 시 특집을 꾸미고 있는 것이다.
노산문학회의 열띤 자극 속에서 『어화(魚火)』의 시대는 끝나고 새 삼천포문인협회의 재탄생을 기약하는 『삼천포문학』이 1989년 10월 31일 속간되었다.
이에 앞서 1973년 제12회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최송량(崔松良) 시인이 1989년 4월 1일부터 1주일간 시내 양지다방에서 시화전시회를 개최하여 문학과 고향 사랑에 대한 애착심을 일깨우고 있다. 그는 시화작품집을 펴 내면서 「고향심서(故鄕心書)」 「삼천포 소견(三千浦所見)」 외 13편과 문단 등단 시 「꽃의 문법(文法)」 등 시작품 30여편을 실은 시작품집을 출간하게 되고 문학활동을 통하여 ‘박재삼이 탄생한 예술의 고향을 보다 빛내보자’는 일념 아래 문인협회 회원들의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으며 시민의 협조와 성원을 얻어 『삼천포문학』 제6집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1989년도에는 삼천포문협이 생긴 이래 세 시인이 시집을 발간하게 되는데 1989년 10월 27일에는 시내 동동 행복예식장에서 성창경(成昌慶) 시인의 『그리움의 끝을 찾아서』 시집 출판기념회가 있었고 뒤 이어 11월 15일에는 시화작품집에 이어 최송량(崔松良) 시인의 『삼천포 육자배기』란 시집의 출판기념회를 갖게 된다.
마산에서 태어난 성창경(成昌慶)은 경남대학교에 재학 중 1978년 ‘월영문학상’을 수상하고 대학생문예 『시문학』과 『한국문학』에 입선하고 삼천포고등학교에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 삼천포문인협회 회원으로 있으면서 시집을 발간하였고 음악선생으로 시와 음악을 함께 공부하던 분이었다.
한편 진양에서 태어나 우리시 용현면에서 창작을 하고 있는 정동주는 시인이자 소설가이기도 하다. 그는 1983년 시집 『농투산이의 노래』를 발표하면서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했는데 장시 「순례자」로 제8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서사시 「논개」를 발표하기로 했다.
시집으로는 『순례자』(1985, 민음사), 서사시 『논개』(1985, 창작과비평사), 『이삭줍기』(1986, 청사), 『생존일기』(1987, 전예원), 『논두렁에 서서』(1987, 문학세계사), 『그대 생각』 등 7권의 시집과 『백정』 『단야』 『민적』 등 대하소설이 있으며 『신의 지팡이』 『까레이스끼』, 『러시아 한인들』이 일본에서 출판되기도 했는데 당시 문협지부와 지역문학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그의 시집 『생존일기』에서 시 한편을 옮겨 싣는데 “생명이 태어나는 방법보다는 죽이는 방법이 훨씬 더 많은 이 세상에서도 쉽사리 멸망의 끝을 보이지 않는 힘은 흙으로 대유되는 자연에서 온다.”9)는 「생존일기 5­땅에서 이룩된 것」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