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전 서울서 자라 학교생활, 직장생활도 그 곳에서 다닌 그야말로 이 곳과는 너무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았던 터 이 곳은 물 설고 낯설고 제일 어렵던 말"까지 선,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사천 곤양이라는 곳, 22년 전에는 너무 살기 어려웠답니다. 아니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어요. 수돗물도 공중수도 새벽과 저녁 2차례 나와 머리에 이고 다녀야 했고 연탄도 귀한 탓에 아궁이에 불을 때며 눈물 콧물 흘리며 살아야 했고 지금처럼 흔한 자동차 그 때는 택시 한 대도 없었으며 식당 두서너군데가 전부였습니다.
전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웠고 갑갑하고 누가 조금 이상한 표정만 지어도 내가 또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아닌가 싶어 눈물을 펑펑 흘려야 했죠. 게다가 억센 사투리에 주눅이 들어 말도 제대로 못하고 아는 이도 없어 바깥출입은 아예 모르고 살았다면 지금 세대에 사시는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이해가 가십니까?
하지만 지금 곤양, 너무 많은 변화 아니 발전이 있었습니다. 한집 건너 유흥업소, 다방, 노래방, PC방, 정미소, 농공단지, 미곡처리장 다 나열할 수 없을 만큼이며 여러분도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 곤양면에는 우리와 같은 여자" 전 임귀자 면장님을 모신 이젠 어딜 가도 흔히 듣던 땡곤양이 아닌 앞서가는 곤양으로 변모해 간다는 것입니다.
그에 힘입어 주눅 들어 기도 제대로 못 피던 저 같은 사람도 비록 이렇게 두서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여러분을 만나지만 사회에 동참하게 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불편함도 덜어줄 줄 아는 덕이 되는 삶을 살아보자는 생활신조를 가질 정도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직장 따라 서포에도 살았고 이 곳 삼천포에도 4년이 넘게 살면서 역겹기만 했던 생선비린내가 바다 낚시가 취미생활이 되면서 이젠 마음껏 음미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선도 이제는 손수 장만도 하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싱싱한 생선회를 아주 즐겨 먹기도 한답니다.
이제는 누가 일부러 가르쳐 주진 않았지만 익숙해지다 못해 친숙해진 사투리가 몸에 배이고, 하루 세끼 먹는 주식인 쌀이 어찌 자라는 지도 모르던 자신이 서툰 솜씨지만 직접 씨도 뿌리고 가꾸어 결실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함을 몸으로 느끼며 진리를 깨달아 가는 새내기 농사꾼으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죠. 남자는 하늘이라고. 그럼 우리 여자는 땅합시다. 하지만 하늘은 하루에도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한낮 구름으로도 해도 가리고 비도 내리고 눈도 내려가면 허둥대지만 땅을 보세요. 작은 낱알 떨어뜨려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예쁜 싹을, 그리고 줄기를, 거기다 열매까지... 거짓없이 누가 뭐래도 자신의 의지대로 키워갑니다.
전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태어날 것입니다. 땅같이 언제나 변함 없이 믿음직한 터전이 되는 여자로 말입니다. 전 행복한 가정이 나라의 자원이라 믿거든요. 내 가정을 잘 지키고 건강한 의식을 잘 갖춰 가는 게 사회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장차 이 사천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육체나 정신 건강한 세 자녀를 키우는 우리 아이들의 엄마로 말입니다. 저같이 아무것도 모르던 그야말로 서울 촌뜨기'는 이 곳이 정말 살기 좋은 곳이구나 깨닫는데 많은 세월을 보내야 했지만 여기서 자라 여기 사시는 현명하신 여러분들은 얼마나 행복한지를 아셔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우리 사천시는 동남쪽으로는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고 한려수도의 기항지로 언제나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을 구할 수 있으며 가까이에 남일대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철에 훌륭한 휴양지가 되어주고 더구나 대방과 창선을 잇는 연륙교 가설이 2002년 9월에 준공예정으로 있어 해상교통의 요지로 자라 굳혀가고 있고 사천만은 일찍이 거북선이 최초로 실전에 사용되어 왜군을 전멸시킨 전승지이기도 한 멋진 서부경남의 관문 항구 도시입니다. 서북은 1월 평균 1도씨 내외 8월 25도씨 내외로 연교차가 작고 해양성기후의 영향으로 온난 습윤하므로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에 따뜻해 농, 축, 특산물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어 신선한 야채, 과일, 우유, 고기까지 쉽고 싸게 구입할 수 있으며 중부엔 특히 한국우주 산업과 한국 경남 태양유전이 입주한 첨단 항공산업단지(규모가 48만4천평이라니 어마어마한...) 및 외국투자산업(5만여평)의 메카로써 어느 지역이 이와 같이 <육,해,공> 삼위 일체가 잘 되는 곳 있겠습니까?
저보고 천리 먼 곳서 시집 왔다고 아휴～" 하시더군요. 하지만 사천공항'이 있어 아침에 가서 부모님 뵙고 일도 보고 저녁 먹고 올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사천인 것을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인가?
참! 여기서 잠깐 시장님께 건의사항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탈 적 마다 왜 사천에 소재 한 우리 사천 공항을 두고 서울, 진주까지 갑니다."라고 안내를 하는지 공항이나 여행사 관계자들에게 시장님 권한으로 요청하여 시정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천을 왜 뺍니까? 엄연한 사천공항을 진주라니 좀 그렇지 않습니까?
옆길로 샜군요...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자녀가 가라면 서울, 진주, 부산 기타로 유학을 보내야 대학 문턱을 넘게 했던 걱정이 싹 사라졌습니다. 우리 사천에 항공기능대학"이 생겨 벌써 신입생을 유치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 아시죠? 전 아직 기회가 생기질 않아 학교에 가보지 못했지만 다녀온 저희 딸애 말로 시설이 너무 잘되어 있고 기숙사 또한 깨끗해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겠고 교수진도 좋은 것 같다며 아쉬워합니다. 우리 딸아이는 이미 공대 3학년에 재학중이거든요. 오늘 마치고 가시는 길에라도 꼭 방문해 보십시오. 후회 없을 것이며 자녀가 있으시면 욕심이 나는 학교일 겁니다.
이렇듯 모든 여건을 갖춘 이곳 사천에 사시는 저나 여러분 이만하면 자부심 가지고 자랑하시며 살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거창하게 사천사랑운동'이란 주제를 들고 전 고심을 했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저처럼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사랑하며 열심히 살면 그게 바로 사천사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가뭄 속에서 애타게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언제나 희망"(시조:까치)을 버리지 않고 통합된 사천, 삼천포를 둥글게 원을 그리며 모나지 않게 화합"(시목:은행나무)하면 새로이 시장님을 모신 우리 사천시는 만개 되어 절경을 이룬 "철쭉"(시화:철쭉)처럼 번영할 것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고스톱을 치면 치매 예방이 된다고. 하지만 전 생각이 다릅니다. 치매 예방을 원하십니까? 제가 서있는 이 종합사회복지관 문을 두드리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저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보기 싫을 만큼 자주 이곳을 찾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다함께 동참하시면 더욱더 좋겠구요.
끝으로 저의 바램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이곳을 자주 드나들며 느낀 것이데요.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차량을 이용하기도 해오고 개인차로도 오고 가지만 곤양은 거리가 너무 멀고 농촌 지역이다 보니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바쁜 농번기와 겹치는 경우도 많고 게다가 이제는 통행료까지 부담이 되니 여러 모로 여건이 좋질 않습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서포, 곤양, 곤명에 사시는 분은 사천 삼천포 지역의 10분의 1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서포, 곤명도 가깝고 해서 농번기에는 무료 탁아소, 청소년 학습관, 농한기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교육관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특히 제가 우연한 기회에 농, 어업 총 조사원을 했는데 농사정보를 컴퓨터로 이용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컴퓨터는 보유하고 있지만 98%이상이 컴맹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사는 세대라면서 얼마나 답답한 일입니까?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만 까딱까딱하면 정보를 얻을 텐데 이런 실정 어떻게 보십니까. 교육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감히 부탁드리며 저의 바램이 이뤄지길 기도하면서 이 사회에서 항상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가치 있는 인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며 앞으로도 곤양 아니 나아가 사천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항상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