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줄거리는 ‘한국문학명작사전'(임헌영, 김재용편, 한길사)에 나오는 내용을 ‘즐거운 독서여행3'에 실은 것을 가려 뽑아 옮겨 보도록 한다.

여순 사건이 실패하면서 벌교에서 활동하던 남로당 간부 염상진을 그의 부대를 이끌고 조계산으로 들어가야 할 처지가 된다. 그의 후배인 김범우는 학생시절 함께 좌익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정치적 견해가 달라 결별한다. 김범우는 미국 OSS대원으로 있다가 귀향하여 고향의 실상을 보면서 민중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염상진의 동생이며 벌교 청년단의 감찰부장인 염상구는 공산당에 대한 복수전을 다짐한다. 그는 형에게 열등감과 적개심을 느끼는, 벌교 주먹 세계의 ‘오야봉'이다. 청년단은 입산한 빨치산의 가족들을 경찰과 함께 찾아내 보복 조치를 한다. 김범우는 이런 불법적 처벌에 반대하는 운동을 펴다가 공산당으로 몰려 구속된다.

염상진의 심복인 하대치는 월동 준비의 일환으로 쌍암장터의 한주막에 거점을 정한다. 산 속에서 월동 준비로 분주한 염상진을 여교사 이지숙으로 하여금 읍내 조직을 재구성하도록 지령을 내린다. 이즈음 염상구는 벌교 읍내의 실권자로 자리를 굳히면서 청년단장으로 승진한다. 그는 커진 힘을 배경으로 못된 짓을 일삼아 입산한 강동식의 아내인 외서댁을 겁탈한다. 염상진이 읍내 공격을 보류하자 분노를 참지 못한 강동식은 자기 조를 이끌고 단독으로 읍내로 진격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염상진을 강동식의 무모한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출동한다. 하지만 토벌대와 맞닥뜨려 총격전이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염상진의 오른팔 격인 안창민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는다. 안창민은 다른 대원들을 모두 퇴각시킨 뒤 마을의 자애의원으로 몰래 찾아가 치료를 받는다. 안창민을 사랑하던 이지숙은 병원을 자주 드나들다가 경찰의 의심을 산다. 치료를 받은 안창민이 다시 산으로 들어간 뒤에야, 그가 숨어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 청년단과 경찰은 이지숙과 병원 원장 전명환을 체포한다.
순천까지 이송되었다가 재판으로 풀려 난 김범우는 석방되자마자 전 원장 등의 구명 운동에 나선다. 이에 힘입어 전 원장 등은 석방된다. 이 무렵 벌교에는 계엄군이 주둔하게 되는데, 사령관 심재모는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합리적인 학병 출신의 군인이다. 한편 벌교 술도가집 아들인 정하섭은 남로당 중앙당 조직원으로 벌교에 잠입하여 무당의 딸인 소화의 도움을 받아 가며 활동한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이 둘은 관계가 청년단에게 발각되면서 정하섭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소화는 그들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유산을 하고 만다. 석방된 이지숙은 학교를 사직하고 기독교 사회주이자인 서민영이 세운 야학에서 일한다. 염상구에게 계속 시달림을 받아 오던 외서댁은 결국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낙망하여 자살하려고 하다 가까스로 구출된다.
조계산에 은신해 있던 염상진 부대는 적극 공격에 나서 율어면을 해방구로 장악하고, 이어서 보성과 벌교 사이의 조성을 기습 공격하여 계엄군을 위협한다. 한편 마을의 지주들은 여순 사건에 가담했거나 연루된 자들의 가족들에게서 소작권을 박탈한다. 염상진을 율어해방구의 남는 곡식으로 그들의 생계를 돕도록 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