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원고지 사용법’이 교육부가 발간한 교과서와 도교육청에서 발간한 교육자료집의 내용이 제각각이어서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등 교육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원고지 사용법은 한글맞춤법과 같은 세부적인 규정은 없지만 ▲한칸에 한자씩 쓴다 ▲제목과 항목, 표제, 필자명 표시는 식별을 용이하게 한다 ▲글이 시작될 때는 들여쓰기를 한다 ▲행의 맨끝에 비울 칸이 없을 때는 띄는 표(∨)를 지른다 등의 사용법이 명시돼 있다.
특히 제목을 비롯한 표제의 표기는 ‘보기좋게 한다’, ‘앞뒤 한줄정도 비워서 표기한다’ 등으로 명시돼 있어 옳고 그름을 따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부와 지역교육청에서 발간한 교과서와 교육자료집이 통일돼 있지 않고 제각각이어서 어린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에서 발간한 4학년 2학기 국어 쓰기과목의 교과서 43쪽과 경남도교육청에서 재량활동 자료집으로 편찬한 ‘생각의 샘’ 14쪽의 예문을 보면 표제의 표기가 줄의 흐름과 뒤쪽의 띄어쓰기 등이 확연히 다르게 돼 있어 학생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사와 학생은 물론 사교육기관마저 가세해 논쟁을 벌이는 등 원고지 사용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술학원의 한 관계자는 “평소 원고지 사용법은 교과서대로 가르치고 있는데, 일부 학생들이 교육청 자료집을 들이대며 틀리다고 지적할 때 난감했다”면서 “일정한 규칙은 없다지만 원고지 사용법마저 통일이 안된다는 점에서 공교육의 불신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 초등학생은 “가뜩이나 원고지 사용법이 어려운데 학교와 학원에서 가르치는 게 서로 달라 어쩔줄 모르겠다”면서 “선생님께 여쭤보다 학원이 잘못됐다면서 핀잔만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예산과 시간 등 어려운 여건에서 자료집을 만들면서 착오가 생긴 것같다”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확인·분석해 이른 시일내 고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