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4월 26일 마지막 황제인 융희황제가 굴욕적인 삶을 살다가 붕어하였다. 일제의 강압하에 신음하던 우리 민족은 그 죽음이 자신의 처지인 양 봉도(奉悼)의 물결을 일으켰다. 그날의 비통한 분위기와 눈물은 전국을 휩쓸었다. 융희황제의 붕어는 어떤 한 사람의 혼백(魂魄)을 슬퍼하는 것만이 아니고, 울려고 하여도 울 곳이 없었던 우리 민족의 심회(心懷)가 스스로 이런 때를 타서 발루(發漏)한 것이다. 이런 시기에 선생의 의거는 우리 민족에게는 물론 일제에게도 급소를 찌른 대사건이었으며, 최종적으로는 6·10만세운동이라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게 하였다. 융희황제의 죽음이 3·1운동 이후 민족을 움직여 항일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던 것이다.
선생의 의거는 ‘금호문(金虎門) 사건'이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창덕궁(昌德宮) 서남문인 금호문 앞에서 의거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융희황제가 붕어한 후 선생은 조선총독이 그곳에 조문하러 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그를 기다리던 중, 1926년 4월 28일 금호문 앞에서 조문을 하고 나오던 자동차 1대를 발견하였다. 이에 그 차에 타고 있던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을 사이토 마코토(齋藤實) 총독으로 착각하고, 자동차에 뛰어 올라 그중 두 사람을 칼로 찔러 처단하였다. 그리고 현장을 탈출하려던 중 두 명의 순사를 처단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은 우리 민족의 심중을 자극시킨 사건인 동시에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의거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내용만을 알고 있을 뿐 의거 실상과 왜 조선총독을 처단하려고 하였던가, 그리고 의거가 미친 영향이 무엇이었던가에 대해 깊이 살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의거가 조직적 혹은 독립운동 단체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 ‘단독 거사'였다는 점에 있다. 즉 선생과 관계된 단체나 연루자가 없어 널리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둘째는 의거의 의미와 영향에 대한 정당한 역사적 평가가 수행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선생의 의거를 일회적 의열투쟁으로만 취급하여 왔고, 의거 이후에 이어지는 6·10만세운동에 별로 주목하지 못하였다. 1920년대 중반 국내에서 일어난 여러 의열투쟁 가운데 선생의 의거는 그후 6·10만세운동이라는 대규모 항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다시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의거 당시 성혼(成婚)을 하지 못하여 직계 후손들이 남아있지 않은 점도 선생의 의거가 널리 알려지지 못한 원인의 하나라고 보인다.
선생은 1897년 2월 19일 서울 천연동(天然洞)에서 아버지 송성근(宋聖根)과 어머니 김씨 사이의 맏아들로 출생하였다. 1922년부터 애오개[阿峴] 마루턱 북아현동(당시 경기도 고양군 연희면 아현북리)에 이주하였다. 선생의 아명은 인수(仁壽)이고, 또 ‘학선'이라고도 불렀다. ‘학선'이라고 이름한 것은 배움을 좋아하고 매사에 학문과 선행을 일삼으라는 뜻에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집안의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선생의 아우 이름도 ‘또학선[又學善]'과 ‘삼학선[三學善]'이라고 불렀다.
선생의 성품과 자질에 대해 송상도의 {기려수필}에는 “어려서부터 성품이 과묵하여 일생을 두고 남과 언쟁을 하지 않았고, 밖에 출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항상 청결함을 좋아하였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거사 직후 {동아일보}에도 어머니가 선생의 성격에 대해 기자에게 한 말 가운데 “성질이 본래 정직하고 청결한 것을 좋아해서 평소에 음식을 먹어도 깨끗한 것만 좋아했다"고 하고, 동생인 삼학선의 증언에도 “청결한 것을 몹시 좋아하는 결벽증이 있었던 모양으로 늘 몸을 깨끗이 가꾸었으며 하루에도 발을 두 세 번 씩 씻었다"고 한다. 주위의 그 같은 평가와는 대조적으로 선생의 성품과 자질은 의거와 거사 이후 보여준 대담성과 침착성을 볼 때 외유내강하는 강직한 성품을 가졌다고 보인다. 그러한 선생의 성품은 재판과정의 의연한 태도로 방청하는 사람들을 감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