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등으로 고객잡기에 나선 월드컵마케팅 업체들이 ‘움찔’하고 있다.
은행·유통업체·통신업체들이 ‘한국팀이 월드컵 첫 승리를 거두면 경품제공’마케팅으로 내건 현금만 50억원대, 각종 경품이나 포인트 지급, 할인판매 등을 감안하면 수백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팀이 16강 진출 때 제공하기로 한 경품 등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훨씬 커질 전망이어서 예상치 못한 ‘대형사고’를 놓고 월드컵마케팅 업체들은 ‘이해득실’ 등의 비용계산에 분주하다.
특히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현금을 지급키로 한 이동통신업체 및 가전업체들의 보험계약을 인수한 화재보험사들은 ‘겉으론 웃음, 속으론 울상’을 짓는 등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국민은행 월드컵 경품 = 국민은행이 지난해 7월 24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필승 2002년 월드컵통장’가입고객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팀의 성적에 따라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키로 한 규모는 12억~25억원 상당의 가전제품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한국팀이 첫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에 실패(2만5000명 가입 중 1만300명 추첨), 16강 진출하고 8강에 실패(1만3000명 중 1만800명), 8강 이상 진출(가입계좌 1500명 중 6500명) 등 3가지 경우에 각종 경품을 제공한다. 이 상품에 가입된 고객계좌는 4만여명(예금액 9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국팀 첫승, 보험사들 얼마 지급하나 = 지난 4월부터 월드컵 관련 경품이벤트를 진행해온 KT(5억원)와 KTF(16억원), 그리고 SK텔레콤(20억원)은 4일 한국팀의 승리로 총 41억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의 현금지급을 삼성화재·현대해상·제일화재 등 3개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월드컵 공식보험사인 현대해상은 KTF·SK텔레콤·삼성데스코(폴란드전 2 대 0 승리 때 1억원)·롯데쇼핑(1억6000만원) 등 4개 보험계약으로 38억6000만원을 지급하게 된다. 현대해상은 또한 기아차(4억5000만원) 등 20여개 업체들의 월드컵 경품보험을 인수해 보험료 30억원을 거둬들였지만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면 8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해 50억원의 밑지는 장사를 하는 셈이 된다.
한편 LG전자는 월드컵경품과 관련한 ‘이벤트보험(보험사에 가입)’에 가입 없이 15억원에 이르는 경품을 내걸고 있어 ‘예상 이외의 대형사고(?)’에 최대 피해자가 될 전망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