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4조~50조원으로 추정되는 경남지역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이곳 저곳으로 떠도는 ‘보트피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은행 예금금리가 낮은데다 주식시장이 미국시장의 악재로 선뜻 투자대상을 정하지 못한 뭉칫돈이 은행 및 투신권의 단기상품에 잠시 머물며 ‘때’를 기다리는 징후가 강해지고 있다.
또 일부 자금들은 고수익을 찾아 신도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기 위한 매물정보를 수집하는 사례가 크게 늘거나 투신권 채권상품의 주변을 기웃거리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9일 한국은행 경남본부 및 도내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경남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은행·투신 등 제1·2금융권에 머무르고 있는 예금은 총 34조2670억원, 그리고 시중 사채자금까지 포함할 경우 40~5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고수익 상품이 출현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예금(MMDA)·기업자유예금 등의 상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은 제1금융권인 은행에만 4조여원(저축예금 3조1577억원, 기업자유예금 8411억원)정도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5000억여원에 비해 무려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또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둔 고객예탁금이 지난 7일 현재 9조686억으로 연중 최저치 기록을 4일 연속 갈아치운 가운데 경남의 주식투자자 22만여명이 예치해둔 예탁금도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미국경제의 불안심리로 인해 주식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져 도내 투자자들이 종전에 보유했던 주식을 판 자금이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는 형태로 이중 일부가 주식시장을 이탈하고 있다는 게 도내 증권업계의 전언이다.
이처럼 주식시장 및 부동산에서 벗어난 시중 뭉칫돈은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 예금 및 투신권 채권상품으로 잠시 ‘휴식’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6월말 현재 은행의 저축예금 및 기업자유예금 등 고객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중심으로 한 저축성예금은 15조4792억원으로 1년새 1조9000억원정도 늘었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도내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을 찾아 떠돌면서 채권상품에 문을 두드렸다.
이들 자금은 지난 5·6월 두달동안 한투 마산·동마산·창원지점 및 제일투자증권 및 현투증권 마산지점 등에 165억여원이 몰렸으며 투신권의 대표적 초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수백억원의 뭉칫돈이 쏠렸다.
최근에는 시중자금이 부동산시장 주변으로 쏠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투기성 뭉칫돈은 창원지역의 재개발지역 주변으로 몰리는 것은 물론 인기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장유지역 및 인근 신도시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도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개인들은 지난 6월말 현재 금융권에 차입한 주택자금대출 규모는 1조3405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2200억원정도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