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그림을 걸 것인가
어떤 그림을 집안에 걸 것이냐는 전체적인 집안 인테리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거실의 경우 집안 전체 분위기를 드러내는 곳으로 현대적 스타일이라면 추상화나 비구상화가, 중후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자아낸다면 정물화나 인물화를 유화로 그린 그림이 적당하다.
부부만의 사적인 공간인 침실은 점잖은 장소에는 걸기 어색한 누드그림이나 에로틱한 분위기의 따뜻한 친밀감을 주는 그림이나 고급스러운 사진작품이 어울리며,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 식당 방은 식욕을 돋우는데 도움이 되는 부엌용품이나 과일이 담긴 정물화가 무난하다.
아이들 방은 아이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길러주고 흥미와 재미를 주는 밝고 따뜻한 느낌의 동화적인 요소가 있는 그림으로 꾸미는 것이 좋다. 원대한 자연이나 우주의 느낌을 담은 그림이 적당하다.
단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그림을 걸어야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욕실 또한 작은 소품 한점으로 분위기를 일신 시킬 수 있는 곳. 사색할 수 있는 느낌이 있는 판화나 사진작품이 어울린다.

◇ 어떤 장소에 걸 것인가
같은 그림이라도 걸린 장소와 자리에 따라 그 느낌은 확연히 달라진다.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난 그림이라도 주변에 여러 가지 잡동사니와 가구 등이 어지럽게 배치되어 있을 때는 그 가치와 아름다움이 퇴색되기 마련. 모처럼 큰 맘 먹고 구입한 그림이 걸리는 위치 선택의 잘못으로 그 가치를 잃게 된다면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림을 살 때 그림이 맘에 든다고 무턱대고 덜렁 구입하기보다는 어디에 그림을 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 다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림을 구입할 때 화랑의 큐레이터나 작가 등 전문가에게 추천을 받거나 크기와 분위기 등이 그림이 걸릴 장소와 위치에 맞는 것인지 조언을 구하는 것이 그림 구입 후 후회를 예방하는 한 방법.
그림을 걸 장소의 벽지나 천장의 색이 너무 진하거나 복잡한 무늬로 된 벽지라면 그림이 제대로 살아나기 어렵다. 벽지는 아이보리 색이나 중간 색조의 단색이 좋으며 무늬는 작은 것이 알맞다.

◇ 어떻게 걸 것인가
그림은 다양한 작가의 감성과 사상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떤 구도로 걸어야 한다는 뚜렷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가구 배치, 그림을 걸 벽 등 전체 공간과 잘 어우러지게 그림을 걸어 그림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은 있다.
▲눈높이와 거리를 맞춰야
집안에 그림을 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림을 너무 높이 거는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현관 맞은편이나 복도 벽에 그림을 걸 때는 서 있을 때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지만 대부분 그림의 높이는 앉아 있을 때를 맞춰야 한다. 그래야 시선을 두기가 편하고 안정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과 시선의 거리도 최적의 감상위치인 2~3m를 맞추는 것이 좋다. 공간이 좁을 때는 소품을 걸면 거리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공간과 선을 고려해야
그림과 벽 사이의 여백도 고려할 부분이다. 너무 큰 그림이나 많은 그림들을 다닥다닥 붙여 걸면 답답해 보인다.
보통의 경우 거실 소파 뒤에 그림을 거는 경우가 많으나 소파 뒤에 걸면 그림을 보기가 어렵다. 소파 뒤쪽보다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맞은 편 벽이 오히려 알맞다. 침실의 경우도 머리맡에 그림을 걸기보다는 누워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가 좋다. 또한 소파와 테이블 길이에 맞춰 나란히 평행으로 거는 것이 안정감을 준다.
▲ 전체 구도도 생각해야
한 작품의 그림을 걸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작은 그림 여러 개를 한 벽에 걸때는 구도도 고려해야 한다. 대충대충 걸었을 때에는 자칫 산만하여 되레 혼란스러운 느낌을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도에는 원형·사각·삼각구도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 데 벽의 여백과 작품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가장 손쉽고 무난한 구도는 대칭으로 거는 방법으로 좌우가 같은 형태가 되면서 중심이 강조돼 안정된 느낌을 연출한다.
여러 점의 그림을 걸때 동적인 느낌과 현대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면 비대칭으로 걸어 보는 것도 색다른 세련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가구·소품 같은 느낌의 그림을
소품·가구 등과 잘 어울리는 컬러의 그림을 걸면 방 분위기도 살고 그림도 더욱 돋보인다. 예를 들면 흰색 책상과 의자에 검은색 또는 흰색 소품으로 장식된 방에 검은색 프레임의 액자에 흑백사진이 들어간 그림을 걸면 그림뿐만 아니라 방 분위기도 배가 된다.